3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복사꽃은 예로부터 남녀의 연심(戀心)을 나타낸다. 사주팔자에 도화살(桃花殺)이라는 용어가 있다. 색기(色氣)가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좋게 말하면 이성으로부터 인기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난 시 한 편대신, 와인 6병(프랑스 식으로 하면, 6개의 시체)을 바치고 죽었다 부활했지요.
복사꽃/송찬호
옛말에 꽃싸움에서는 이길 자가 없다 했으니
그런 눈부신 꽃을 만나면 멀리 피해 가라 했다
언덕 너머 복숭아밭께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울긋불긋 복면을 한
나무들이 나타나
앞을 가로 막았다
바람이 한 번 불자
나뭇가지에서 후드득 후드득,
꽃의 무사들이 뛰어내려 나를 에워쌌다
나는 저 앞 곡우(穀雨)의 강을 바삐 건너야 한다고
사정했으나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럴 땐 술과 고기와 노래를 바쳐야 하는데
나는 가까스로 시 한 편 내려놓고 물러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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