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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수련

"보통의 사람들은 신체의 장기들이 망가져서 절명하는 것을 죽음이라고 여기지만 저는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만 생계가 가능하거나, 맑은 의식이 유지되지 않는 것을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주의 역사 또는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에서 한 사람의 인생은 찰나입니다. 그 찰나의 삶에서 10-20년을 더 산다고 하여 별 다르지 않습니다."(김영식)

"사람의 의식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서, 무의식과 섬망의 힘에 좀비가 되거나, 의식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면", 더 살 필요는 없다. 더 남아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삶에 대한 미련한 집착이거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일 뿐이다. 참고로 섬망(譫忘)은 '헛소리 섬, 망령될 망'이라는 뜻의 한자로 이뤄진 말이다. 일시적으로 매우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혼란한 정신상태를 일컫는다. 의식과 지남력(指南力, 날짜, 장소, 사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기복을 주된 특장으로 하는 질환이다. 지남력이란 현재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을 말한다. 올바른 지남력을 갖기 위해서는 의식, 사고력, 판단력, 기억력, 주의력 등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때가 되어, '좌탈입망'하면, 김영식의 상상처럼, 모든 일이 끝났다는 환희심을 나도 볼 수 있도록 수련을 할 생각이다.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끈질기게 달라 붙는 삼겹살의 고기 냄새를 떨쳐내는 환희를 맛보도록 수련할 생각이다. 의식이 빛나고 있을 때. 수련은 우리를 어떤 생각에도 쫄지 않게 하는 것이다. 쫄지 않으면 하공에도 발을 뻗을 수 있다. 그게 자유이다.

또 하나의 기억하고 싶은 문장. "인체의 70%는 물로 구성되어 있는 데다가 대략 6리터의 허파 공간이 있고 아무리 숨을 내뱉어도 1 리터 이상의 공기가 폐에 남아서 사람의 몸이 물 속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부력으로 작용합니다." 난 이 사실을 알고도 물에 들어가지 못한다. 물에 던져지면 몸이 경직되거나 웅크려서 얼굴이 물에 잠기게 된다. 이런 사실을 안다고 바로 물에 뜨는 것이 아니다. 이것도 훈련을 해야 한다.

수련도 마찬가지이다. 이 현상계가 생각으로 만들어진 세계이고, 실존적인 주체로써의 '나'는 착각이며, 모든 사물과 사건들은 질서 정연한 연기의 법칙이 저절로 진행되는 과정임을 체득하는 일이 수련이다. 이 수련은 무아와 연기라는 이론을 몸에 베게 하는 훈련이 아니라, 내려놓아 보는 것이다. 생각, '나', 살고 죽는 마음 등을 놓아 보는 일이다.

이어지는 글은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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