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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선과 악, '한끝' 차이이다.

스페인 정부가 방문중인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여준, 1730년대에 제작된 <조선왕국전도>의 사진이다. 이는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보여주는 아주 소중한 사료"이다. 나는 여기서 일본을 생각하며, "얕은 처세는 배신을 낳는다"는 문장을 만들었다.  얕은 처세의 특징은 '의리(義理)가 없다. 그러니 쉽게 배신한다. 그래 보여준 것이 스페인의 태도가 아닐까?

한 발 더 나아간다. 얕은 처세는 인간의 3대 악(惡)을 낳기도 한다. 편견, 자만과 연결된 오만 그리고 악의(惡意)가 내가 생각하는 인간의 얕은 처세이다. 그 반대는 무엇일까? 세상과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일'로 깨달은 지혜, 겸손 그리고 선의(善意), 그냥 선의가 아니라 '선의의 양심'이다.

선과 악, '한끝' 차이이다 한나 아렌트가 아돌프 하인리히의 재판을 보면서 놀란 것은 악행 자체의 논리적 완결성(치밀하게 준비해 근면하게 학살했다는 점에서)에 비하면, 그 일을 행한 자의 정신적 수준은 너무나 천박하다는 점이었다. 하인리히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때문에 그 일을 했다고 대답한다. 악행의 이유는 그렇게 짧거나 사실상 거의 없다. 악행은 정신적 수준이 저열하고 천박한 사람도 가능하다. 그래서 그들은 악행의 이유를 모른다. 그러나 선행을 행하려면 수준이 높아야 만 한다. 세 살배기도 악행은 저지를 수 있지만, 선행을 하려면 좀더 배워야 한다. 한나 아렌트에 의하면, 악행이 끔찍하면 끔찍할수록 천박한 인간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악은 선의 결여일 뿐이다. 선을 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행위가 바로 악행이다. 선을 행하는 건 힘들다. 하지만 악을 행하는 논리는 너무나 빈약하거나 없다. 악은 그저 선을 행하지 못하는 자들의 행위일 뿐이다.

에피쿠로스가 말한 불행의 원인, 일상의 쾌락이 아닌 불쾌함의 원인인 두려움과 허영 그리고 무절제한 욕망이란 병을 고치기 위한  네가지 치료법은 다음과 같다. (1) 신을 두려워 하지 마라 (2) 죽음을 걱정하지 마라 (3) 선한 것은 얻기 쉬운 것이다. (4) 최악의 상황은 견딜 만하다. 그 중 오늘 다시 소환하는 것은 "선한 것은 얻기 쉬운 것이다"는 말이다.

에피쿠로스에 의하면, 인간의 욕망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된다.
- 자연스럽고 필요한 것으로 의식주(衣食住)이다. 배고픔 목마름, 잠 등이다. 인간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의 해결이 이에 해당한다.
- 자연스럽지만 불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본성에 자연스럽지만, 고통을 초래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를 낳고, 성적인 쾌감을 충족시키는 일이 그 예이다. 이런 행위들은 자연스런 욕구이지만, 의식주처럼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조절가능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감정들은 소유하면 할수록 더욱더 갈망하게 만들기 때문에 수련을 통해 제어해야 한다.
- 부자연스럽고 불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본성에 부자연스럽고 동시에 불필요한 것들이 있다. 과도한 돈, 권력, 명예, 핸드폰, 자동차, 고급 음식, 사치품과 같은 것들이다. 내가 이런 것들을 소유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약간의 불편을 느끼겠지만, 자연스럽지도 않고, 꼭 필요한 것들도 아니다.

생존에 필요하고 자연스러운 먹고, 마시고, 자는 것은 쉽다. 반면 명예와 권력을 얻기는 쉽지 않다. 선한 것은 단순하고 검소한 음식과 거주지이다. 이런 것들은 부와 권력과는 상관없이 조금만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더 좋은 음식과 거주지를 원한다면 탐욕이 작동한다. 탐욕은 필요 없는 욕망과 걱정을 야기하며 불행을 초래한다. 그러니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자니 나는 행복하다. '얕은 처세'에 현혹되지 말자. <우리마을대학> 일이 점점 많아진다. 욕심내지 말고 하나씩 해결하자. 노마디즘과 <우리마을대학> 이야기는 내일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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