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문법을 말하다. (4)
'쓸데 없는' 짓이라고 여기는 일을 하는 것도 삶의 균형을 위해 필요하다. 너무 효율이니 효용이니 하며 쓸모있는 일만 하여야 한다고 교육받아와서 쓸모 없는 일을 했을 때 필요없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오늘 '술' 푸고 싶다. 슬픈 이 사회의 자화상 앞에서.
세상은 꼭 소용있는 일만 한다고 잘 사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이익을 위해 얌체처럼 산다고 잘사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바보처럼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것도 결코 손해만 보는 일이 아니다.
교육에서도, 중요하지만 그리고 당장의 스펙이나 성공에 도움을 주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나 학습들이 많다. 교육의 현장에서 효용성만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적 이념이 너무 퍼져있어 문제이다.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고전 소설을 읽으라고 하면, 첫 질문은 과연 그것이 시험 범위에 들어가는지에 대한 여부이고, 두 번째는 "이게 우리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이다. 목적의식이 뚜렷해야 하며, 목적 없는 "쓸모없는 것들"을 가차없이 퇴출시켜야 한다고 가르친 신자유주의적 교육문법이 만들어 낸 산물이다.
이 나라의 교육 문법이 만들어 낸 것이다. 대학은 더 좋은 직장으로의 취업을 준비하는 곳이고, 고등학교는 더 좋은 대학으로의 입학을 준비하는 곳이며, 중학교는 더 좋은 대학에 많이 입학시키는 고등학교로 갈 준비를 하는 곳이며, 초등학교는, 그리고 유치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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