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글 다시 공유한다.
봄날은 간다.
올해의 봄은 짧다. 다른 해보다 봄에 기온이 높아 꽃들이 순서를 잃어버리고 동시에 피었다.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순설로 꽃을 피우는 시간의 순서가 있었는데, 올해는 동시에 꽃이 피었다. 그래서 봄날이 일찍 가는 것 같다. 나 개인적으로는 지난겨울을 성실히 보낸 탓인지, 봄을 지난 3월 초부터 잘 맞이했다. 주말 농장도 작년에 이어 일찍 재계약을 하고, 밭을 일군다음 일찍 씨앗을 뿌렸다. 누구보다 일찍 봄을 맞이하고 즐겼지만, 너무 빨리 가는 봄에 아쉬움이 크다.
봄은 비에 젖고 바람에 흩날리는 가운데 지나간다. 요즘 봄가을이 짧아졌다고들 한탄하지만, 그제나 이제나 봄은 짧고 변화는 무상(無常)하다. 좋은 것들을 오래, 함께 누리는 것은 과욕일까.
빨리 가는 봄날을 아쉬워 다시 들은 노래가 있다. 우선 여러 베테랑 가수들이 불렀던 ‘봄날은 간다.’ 가사 1절만 적어본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같은 제목으로 가수 김윤아가 부르는 가사도 애틋하다. “봄은 또 오고/ 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등.
만화방창한 봄을 한껏 누려야 할 때, 봄날의 무상함과 애상(哀傷)이라니. 하도 짧기에 갈 것을 벌써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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