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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강이 휘돌아가는 이유

3년 전 오늘 아침에도 미세먼지가 있었군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미세먼지가 심하다. 어쩌지? 난감하다.
어제 소개드린 시, <구부러진 길>을 많이들 좋아하셨다. <수필반> 교수님은 이 시를 소개해 주셨다.

강이 휘돌아가는 이유/우대식

강이 휘돌아가는 이유는
뒷모습을 오래도록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직선의 거리를 넘어
흔드는 손을 눈에 담고 결별의 힘으로
휘돌아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짧은 탄성과 함께 느릿느릿 걸어왔거늘
노을 앞에서는 한없이 빛나다가 잦아드는
강물의 울음소리를 들어보았는가
강이 굽이굽이 휘돌아가는 이유는
굽은 곳에 생명이 깃들기 때문이다
굽이져 잠시 쉬는 곳에서
살아가는 것들이 악수를 나눈다
물에 젖은 생명들은 푸르다
푸른 피를 만들고 푸른 포도주를 만든다
강이 에둘러 굽이굽이 휘돌아가는 것은
강마을에 사는 모든 것들에 대한 깊은 감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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