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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우린 자신은 그냥 "필요가 없는" 짐이 아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Well-aging(웰-에이징)은 사람이 사람 답게 늙는 것, 현명하게 나이 먹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노화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걸맞게 건강을 유지하며 장수하는데 초점을 맞추며 사는 것이다. 한 지인이 카톡으로 보내준 글이다. 사람의 연령에는 자연연령, 건강연령, 정신 연령, 영적 연령 등이 있다. 영국의 노인 심리학자 브롬디는 인생의 1/4는 성장하면서 보내고, 나머지 3/4는 늙어가면서 보낸다고 하였다. 사람이 아름답게 죽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성장한다는 것과 늙어간다는 것은 다르다. 프랑스어로 성장하다는 elever이고, 늙어간다는 것은 vieillir이다. 와인으로 말하면, 오크 통에서 와인이 발효된 후 숙성되는 것을 elever(성장하다)라 하고, 병 입한 후부터 숙성되는 것은 vieillir(늙어가다)라고 구분하여 말한다. 그냥 와인의 숙성이라 하지만, 이런 식으로 구분한다. 사람도 학교 다닐 때는 성장하는 시기이고,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면 늙어가는 것이다.

그래 오늘은 아름답게 늙어 가는, 아니 행복하게 늙어가는 것에 대해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4대 고통이 따른다. 질병, 고독감, 경제적 빈곤 그리고 역할 상실이다. 그래 점점 의욕과 열정을 잃어간다. 노년을 초라하지 않고 우아하게 보내는 비결은 사랑, 여유, 용서, 아량, 부드러움 등이다. 특히 핵심적인 요소는 열정을 잃지 않는 것이다.

노년에 열정을 가지면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역사상 최대 업적의 35%는 60-70대에 의하여 성취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3%는 70-80세 노인에 의하여 그리고 6%는 80대에 의하여 성취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그리스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는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를 쓴 것이 80세 때였고, 독일의 대 문호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하는 것은 80이 넘어서 이다. 다니엘 드 포우는 59세에 그의 역작 『로빈슨 크루소』를 썼고, 칸트는 57세에 『순수이성 비판』을 발표하였고, 미켈란젤로는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의 돔 그림을 70세에 완성하였다. 그리고 베르디, 하이든, 헨델 등은 고희의 나이를 넘어 불후의 명곡을 작곡하였다.

이 문제는 내일 다시 한 번 더 공유한다. 시인처럼 자신을 "짐"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 '건강하게, 그리고 나이에 맞는 인생을 살면 된다. 웰-에이징은 선택에 따른 과제가 아니라. 평생을 끌어안고 관리해야 할 필수 과제이다. 우린 자신은 그냥 "필요가 없는" 짐이 아니다.

짐과 집/김언

짐이 많아서 이사 가기가 힘들다. 이 짐을 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가까운 사람들에게 요청했다. 가지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가져가라고. 단 내게 꼭 필요한 물건들만 빼고. A가 와서 소파를 가지고 갔다. 나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다. B가 와서 티브이를 가지고 갔다. 이 또한 필요 없는 물건이다. C가 와서 냉장고를 짊어지고 갔다. 저 또한 필요가 없는 물건이다. D가 와서 책상과 의자와 책꽂이와 그리고 산더미 같은 책을 트럭에 싣고 갔다. 아까워해봤자 더는 필요가 없는 물건이다. 남아 있는 물건이 하루하루 줄어들수록 나의 고민도 하루하루 줄어들고 드디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사할 수 있는 날이 다가왔다. 이삿날 친구들이 나의 이사를 돕겠다고 찾아왔다. 짐이라곤 나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으쌰으쌰 힘을 모아서 새집으로 나를 옮겨놨다. 나는 얌전히 새로 지은 집에 들어가서 누워 있다. 너무도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이 또한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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