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4.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1월 6일)

그러지 말자고 늘 다짐하면서, 아침마다 못된 버릇이 몸을 망친다. 일어나자 마자 스마트 폰을 잡고 침대에서 30 여분을 보내는 거다. 그러나 나에게 스마트 폰은 세상으로 나가는 창이다. 우선 페이스 북을 보면서, 믿고 읽는 오늘의 칼럼을 접하게 된다. 오늘은 자칭, 타칭 한국 최고의 정치 컨설턴트라고 하는 박성민의 글을 만났다. 누가 무어라 해도 2022년 새해 초미의 관심사는 3월 9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이다. 한국적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가 나라의 운명이 크게 좌우된다. 주변의 몇몇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기득권 주류 언론들의 플레이에 속고, 자신의 존재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들을 '무조건' 따른다. 그래 가난한 사람이 부자들을 대변하는 보수에 표를 찍는다. 오늘 아침은 박성민의 긴 글에서 나를 설득시킨 몇 가지 주장을 공유해 본다.
#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네 가지 전선, 즉 (1) 기득권 대 변화, (2) 낡음 대 새로움, (3) 과거 대 미래, (4) 분열 대 통합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박성민의 주장도 이 네 가지 전선에서 윤석열은 패배할 수밖에 없는 기득권·낡음·과거·분열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윤석열은 2002년 이회창과 2020년 황교안의 미래통합당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
# 야당은 나라를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 없이, 정권교체를 들고 나왔다. 그런 정권 교체에 성공하려면 다음 두 가지 질문에서 55% 동의를 받아야 한다. (1)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가? (2) 윤석열이 대안인가? ①에 동의하는 여론이 55%를 넘고, 동의하지 않는 여론이 35% 밑이라면 정권 교체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②에 동의하는 여론마저 50%를 넘으면 정권 교체는 거의 확실하다. 현재 정권 교체 여론은 갈수록 낮아지고 정권 재창출 여론은 높아지고 있다. (정권 교체 여론이 아직은 다소 높지만) 심각한 문제는 윤석열과 국민의 힘을 대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여론이 계속 높아지는 게 현실이다.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 박성민은 "이번 대선은 ‘묻지마 1번’ 35%, ‘묻지마 2번’ 35%를 뺀 나머지 30% 중 먼저 15%를 얻는 게임이다. 이재명이 35%+α에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나도 실제 피부로 느낀다.
# 내가 보아도, 윤석열의 전략적 실수는 “상대가 싫어서” 찍는 표에만 의존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권 심판’과 이재명의 ‘도덕성’을 공격하는 것은 유용한 공격 수단이 아니다. 윤석열은 ‘선택적 잣대’로 ‘공정과 상식’의 상징 자산이 훼손되어 도덕성에서 절대적 우위를 잃은 반면 국정능력에서는 절대 열세인 상태에서 낡고 거친 메시지를 쏟아 내기 때문에 중도와 2030세대가 등을 돌렸다. 메시지는 ‘신뢰할 수 있는 메신저’(에토스)가 ‘믿을 수 있는 논리’(로고스)를 ‘감동적으로’(파토스) 전달할 때 설득의 힘을 갖는다. 지금 윤석열은 ‘메신저 거부 현상’ 위기에 빠졌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일찍이 주장했던 설득의 기술이다. 에토스(ethos), 로고스(logos), 그리고 파토스(pathos). 이 세 가지 수사학적 용어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에토스는 말하는 사람이 일상의 습관에서 나오는 언행이며, 로고스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이성적인 판단과 대화다. 파토스는 그 사람에 대한 평판에서 나오는 아우라다. 파토스는 흔히 '감동'이라고 번역한다.
#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잘할 사람'을 뽑는 것이다. ‘더 좋은 대한민국’과 ‘더 좋은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주지 못하면 (높은 정권 교체 여론) ‘구도’의 우위가 있어도 승리할 수 없다. 윤석열의 위기는 비전과 리더십에서 이재명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5년 단임의 한국에서는 현직 대통령과 같은 당 후보라도 차별화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어느 정도 정권 교체 성격이 있다.
글이 길어진다. 여기서 멈춘다. 나머지 이어지는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기 바란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정치 이야기를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안다. 이런 류의 글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오늘 아침 시는 1월이면 늘 기억하고 싶은 시이다. 목필균 시인의 <1월에는>이다. 아침 사진은 아직도 지난 연말 제주도에서 찍은 거다. 아침 일찍 바닷가에서 고기잡이 떠나는 배를 찍은 거다. 어둠을 무서워 하면 나아가지 못한다.
1월에는/목필균
첫차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설레고,
어둠 털어 내려는 조급한 소망으로
벅찬 가슴일 거예요
일기장 펼쳐들고
새롭게 시작할 내 안의 약속,
맞이할 날짜마다 동그라미 치며
할 일 놓치지 않고 살아갈 것을
다짐하기도 하고요
각오만 해 놓고 시간만 흘려 보낸다고
걱정하지 말아요
올해도 작심 삼일, 벌써 끝이 보인다고
실망하지 말아요
1월에는
열 한 달이나 남은 긴 여유가 있다는 것
누구나 약속과 다짐을 하고도
다 지키지 못하고 산다는 것
알고 나면
초조하고 실망스러웠던 시간들이
다 보통의 삶이란 것 찾게 될 거예요.
박성민 정치 칼럼리스트의 분석을 좀 더 공유한다. 내가 동의하는 것들이다.
# 문재인이 박근혜 대통령이 부족했던 ‘국민과 소통을 잘할 것 같은’ 이미지로 대통령이 됐듯이 다음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는 사람이 선택 받을 가능성이 크다. (내 생각에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다음 네 가지가 부족했다. ① 국민통합 ② ‘총사령관’ 역할 ③ ‘연금 개혁’ 등 사회 구조 개혁 ④ 최고의 인재 등용. 이 때문에 다음 대통령은 개혁을 위한 ‘강한 추진력’과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리더십’을 갖고 있는 후보가 유리하다.
# 대중은 대통령을 선택할 때 ① 좋아해서, ② 필요해서, ③ 상대가 싫어서 찍는다. 필요해서 찍는 경우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①강한가? ②신뢰할 수 있는가? ③돌봐줄 수 있는가? 세 가지다. ‘강한가’는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보를 믿고 맡길 수 있는가에 대한 평가다. ‘신뢰할 수 있는가’는 경제정책을 포함하여 정부가 제시하는 방향과 정책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다는 믿음에 대한 평가다. ‘돌봐 줄 수 있는가’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얼마나 잘 들어주느냐에 대한 평가다. 문재인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장 부족했던 ‘돌봐 줄 것 같은’ 이미지로 대통령이 됐다.
# 누구든 선거를 지배하는 ‘구도’의 힘을 무시하면 안 된다. 2004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존 케리는 정책이나 대통령 자질 등 인물 경쟁력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압도하고 ‘총사령관’ 이미지에서만 뒤졌는데 이것이 치명적이었다. 이라크 전쟁 중 치러진 대선에서 “이번 대선은 테러와 싸울 것인가, 테러에 굴복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프레임에 갇혀 패했다.
그 럼 어떠 리더가 되어야 하나? <<주역>>에 이런 말이 있다. "대인호변 군자표변 소인혁면(大人虎變 君子豹變 小人革面)"이란 말이 있다. 원문은 "대인은 호랑이처럼 변하여 빛나고, 군자는 표범처럼 변하여 아름답구나. 소인은 얼굴을 바꾸어 임금에게 순종한다(大人虎變 其文炳也 君子豹變 其文蔚也 小人革面 順以從君也)"이다. 알고 보면 호변, 표변, 혁면은 혁신의 3요소다. 최고 리더가 변화 방향을 설정하고, 관리자가 변화 방법을 적용하고, 대중이 적응함으로써 변혁은 완결된다. <<주역>> 주역의 혁(革)괘 풀이에 나온다.
'혁(革)'은 '가죽'이라는 말이다. 가죽이 되기 전의 날가죽을 우리는 '피(皮)'라고 한다. 그 날가죽(皮)을 '무두질'이라는 작업을 통해, 다시 말하면 가죽에서 털과 기름을 화학적인 방법을 통해 제거하면, 그 가죽은 유연하고 반영구적인 가죽(革)이 된다. 그 가죽이 자신이 안주하던 동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하는 행위가 자기혁신의 시작이다. 분리된 가죽은 화학성분에 오랫동안 재워져 과거에 자신이 집착하던 오래된 성분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오래된 성분이 만일 남아 있다면, 그것은 그냥 날가죽(皮)일 뿐이다. 그러나 무두질을 거쳐, 과거의 잔재를 완전하게 제거하면, 그 가죽은 '혁(革)'이 된다. '혁(革)'은 자신이 안주하던 몸에서 완전히 분리된 소의 가죽을 형상화한 문자이다. 혁신에서 '신(新)'은 정과 도끼를 통해 가죽을 분리하고, 나무를 통해 가죽을 최대한 늘려 유연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그래 혁신하는 자는 유연하고 자유롭다.
만물이 변하는 데, 만일 자기가 스스로를 변화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방치하거나, 내가 아닌 타인을 변화시키려 한다면, 불행이 발생한다. 우리는 그런 방치를 '부패(腐敗)'라고 부른다. 부패는 썩어서 패한 자이다. 같이 썩는 것인데 발효(醱酵)는 다르다. 부패와 발효는 똑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어떤 미생물이 작용하는가에 따라 해로운 변화와 이로운 변화로 나뉘듯이, 어떤 문장이나 단어는 무의식 속에서 정신을 부패 시키고, 어떤 단어와 문장은 기도처럼 마음의 이랑에 떨어져 희망과 의지를 발효시킨다.
다시 <<주역>> 이야기로 건너간다. 앞에서 말한, '대인호변'에서 대인은 군주, 통치자로서 최고 리더인 대통령을 가리킨다. 호변의 핵심 키워드는 추진력, 분명한 목표 설정이다. 호시탐탐(虎視眈眈), 호시우보(虎視牛步)의 '호랑이처럼 노려보다'에서 드러나듯 호랑이는 날카로운 눈으로 기회를 포착해 민첩하게 포획한다. 방향을 설정해 집중하고 목표를 향해 힘 있게 추진한다. '군자표변'에서 군자는 지식인, 관리자다. 호변과 표변은 털이 아름답다는 점에선 같지만 우열 차이가 있다. 호랑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무늬가 선명하고 아름답다. 표범은 새끼일 때는 무늬가 칙칙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다가 자라며 털갈이를 통해 차츰 아름다워진다. 표변의 핵심어는 개과천선, 학습을 통한 성장이다. 대통령(최고 리더)가 혁신 방향을 설정하면, 군자(참모)는 현실에 적용할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다. '소인혁면'에서 소인은 평민, 일반 국민이다. '얼굴만 바꿈'의 혁면은 표면적 참여 단계다. DJOTEMS 참여가 중요하다. 처음엔 변화 방향을 불신하고, 변화 방법을 불편해 하는 국민들조차 소극적이나마 동조해야 시대의 변화 추세는 대세로 굳어질 수 있다.
교세라 그룹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사람을 자연성(自燃性), 가연성(可燃性), 불가연성(不可燃性)으로 분류했다. 자연성은 스스로 열정을 불태우는 사람, 가연성은 그 사람 옆에서 같이 타오를 수 있는 사람, 불가연성은 도저히 타오르지 않는 사람이다. 자연성은 대인호변, 가연성은 군자표변, 불가연성은 소인혁면과 관련된다. 리더와 관리자가 호흡을 맞추고, 불가연성의 구성원들에게까지 열정의 불을 붙일 때 혁신은 성공한다. 2022년 3월이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대인호변'의 리더십을 갖춘 대통령이 선출돼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열길 기대한다. 이 이야기는 CEO리더십 연구소장·숙명여대 경영대학원 김성회 교수의 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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