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자유와 자유주의는 다르게 봐야 한다. 뭐든지 '주의'가 되면 이념이 된다. 사실 따뜻해 보이는 자유주의라는 이념은 차가운 자본주의의 외양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니 자유주의라는 단어에서 일체의 낭만주의적 열정을 읽으려 해서는 안 된다. 자유주의는 돈을 가진 사람이 그 돈을 아주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자본주의적 이념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마음껏 소비할 수 없다면, 엄청난 부가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 이것이 바로 보수주의자의 정직한 속내인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가진 기득권이 있는 그대로 인정되는 사회, 나아가 자신이 가진 기득권이 원활하게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 가능한 사회만을 꿈꾼다.
그리스 사회는 자유민과 노예라는 확실히 구분되는 신분제 사회였다. 그 사회에서 리더란 자유인으로 불리는 '능동적 시민'을 말했다. 피지배 계급으로서 자유가 없던 수동적인 노예들을 선도하고 끌고 나아가던 지배 계급이다. 자유인들이 지시하고, 노예들은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
이런 식으로 인문운동가가 보는 자유의 개념은 간단하지 않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김수영의 시 <푸른 하늘을> 시작 부분을 외워본다. "푸른 하늘을 제압(制壓)하는/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부러워하던/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修正)되어야 한다//자유를 위해서/비상(飛翔)하여 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 (…).
자유/김남주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이다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이다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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