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인공지능의 주인이 되는 능력, 즉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주부터 나는 몇 일간에 걸쳐서 인공지능의 주인이 되는 나를 만드는 법을 이진성 작가가 제시하고 있는 8가지를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그 세 번째, "노잉(knowing지식)을 버려라. 비잉(being, 존재)하고 두잉(doing, 실천하기) 하라"는 주장을 정리해 본다. 참고로 이진성 작가가 말하는 그 방법은 다음과 같이 8 가지이다.
1. 디지털을 차단하라
2.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3. 노잉(knowing)을 버려라. 비잉(being)하고 두잉(doing) 하라
4. 생각의 전환, '디자인 씽킹(designe thinking)' 하라.
5.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 하라
6.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7.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8.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공감능력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타인의 입장에서 느끼고 이해할 줄 알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을 말한다. 특히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처지에 서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할 줄 아는 능력이다.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거나 기존에 있던 것에 혁신을 일으키는 창조적 상상력도 공감 능력을 통해 발휘된다.
인공지능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타인의 입장에서 느끼거나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즉 공감 능력이 없다. 그리고 공감을 통해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거나 기존에 없던 것에 혁신을 일으키는 창조적 상상력이 없다.
이 아침 글을 쓰고 있는데, 들려오는 소식들은 암울하다. 코로나-19 상황이 전국적 유행 단계까지 올라왔다고 한다. 어제부터 정부는 모든 사회·경제 활동이 정지되고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는 사실상의 ‘셧다운’ 사태를 막기 위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각각 2.5단계, 2단계로 격상키로 했다. 올해는 정말이지, 올해는 ‘살았다’기보다 ‘견뎠다’는 말이 더 어울리게 보냈는데, 더 어려운 12월이다. 계획대로 된 것 하나 없이 한 해가 가는데, 전 국민에게 한 살 씩 빼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코로나 시대, 직장인도 어렵지만 자영업은 정말 어렵다. 요즘은 힘내라고 말하기도 미안한 세상이다. 하지만 견디느라 수고한 우리 모두의 어깨를 토닥이고 싶다. 참으로 기이했던 올해의 달력이 이제 한 장 남았다. 남은 달력 붙잡고 기도하고 싶다. 그래도 세상은 기하급수적으로 변한다고 아우성이다. 강요 받는 이 침잠의 시간에 인공지능에게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준비하고 싶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이다."(데일 카네기)
창의성이란 존재의 반복되는 몸의 활동이 축적되어 있다가, 어떤 이해할 수 없는 장애물 앞에서 섬광처럼 찾아 오는 것이다. 그리고 스티븐 핑거(Steven Pinker)는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라는 말이 자신 인생 좌우명이리고 했다. 이 말은 랍비 힐렐의 말이다. 나도 그의 말을 외우고 있다. 스티븐 핑거는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로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지성인이다. 스티븐 핑거는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줄 것인가?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할 날이 있겠는가?" 이 두 문장이 그를 지금-여기에 존재하게 이끈다고 했다.
다시 내가 외우고 있는 것을 공유해 본다. "내가 나 자신을 위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위할 것인가? 내가 나 자신을 위한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면, 나는 누구인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란 말인가?"(랍비 힐렐,『선조들의 어록』 1장 14절) 나는 그 때가 아침 글 쓰는 시간이다. 그래 그 시간이 매일 매일 지겹지 않고, 나에게는 새롭다.
Being(존재)은 having(소유)의 반대이어야 한다. 소유하기 위해 너무 일을 하지 말고 누릴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을 보면, 살면서 추구하는 목표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인 사람이 많다. 문제는 근데, 그걸 얻었다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 만족하지 못하니까. 그리고 목표를 찾아 나서는 첫 마음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누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거나 모르기 때문이다. 소유는 우리의 최종 목표가 될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 추구한 바를 즐기며 맛보는 것이다. 목표가 누리는 것이라면 과정자체도 당연히 누리고 즐기는 것이다. 목표가 설령 달성되지 않아도 또 달성되어도 매일 추구하는 과정을 우리는 즐겨야 한다. 목표를 끝내 달성하는 것도 즐겁지만, 무엇보다도 날마다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과정 자체에서 기쁨을 갖고 즐겨야 하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다.
나는 형용사가 뒤따르는 'Be+형용사'의 삶을 살고 싶다. 우리의 정체성은 형용사의 객수가 말해준다. 뭔가를 가져야만 하는 'have+명사' 삶의 드라이함은 'Be+형용사' 삶의 무한성과 다양성이 주는 기쁨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12월의 기도"이다. 아침 사진은 한밭대 학생들과 생각만 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어 동네를 조사하고 있는 것이다.
12월의 기도/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 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 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 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이어지는 글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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