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공부가 공부로만 끝나면 안 된다." 밝은 누리 공동체 최철호 교장의 말이다. "소주 한잔했다고 하는 얘기가"가 아니다.
돈의 노예로 살지 말자고 다짐하다가, 우리는 '보는 눈이 있고 체면이 있지'라는 말에 무너진다. 자본의 상품화 전략은 치밀하여, 욕망이 곧바로 작동하게 만들어 버린다. 배워서 알고 깨닫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실천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인문학을 통해 구체적으로 삶을 변화 시켜야 한다.
자유, 그거 욕망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아니다.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자본에 속박되어 자유를 잃는다. 그리고 자유를 위해서는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살 줄 알아야 한다.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자유롭지 못하다. 예컨대, 자기 밥도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해주는 것만 먹게 된다.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일상을 지배하며, 그 일상에서 행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행으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돈의 소비를 줄일 수 없다. 일상에서 소통이 되지 않고 답답한 마음과 불만이 쌓이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과소비를 하게 된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려고 해야 한다. 행복은 소비로 자신을 과시하는 데 있지 않다.
매스컴과 남의 시선을 따라서 살다 보면, 사실상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흔히 우리는 맛집을 찾아 다니거나 유행에 따라 소비를 하는 그걸 자유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본이 만든 매트릭스 안에서 자신이 주도적으로 선택하지 못하고, 그들이 부추기는 좁은 선택 범위 안에 갇혀 그것을 자유라고 생각하면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욕망을 누르는 게 아니라, 새로운 생활이나 관계를 통해 다른 욕망으로 바꾸는 것이다. 남의 눈치를 보는 것은 충족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충족감이 생기면, 마음에도 여유가 찾아온다. 행복하면 쓸데 없이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욕망에 마음이 빼앗기지 않으면,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욕망에 사로잡히면 자유로워질 수 없다. 과시하는 삶에서 벗어나야 진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소주 한잔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백창우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지나서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참 만만치 않은 거라며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느냐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 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인문운동가박한표 #파리10대학문학박사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백창우 #와인비스트로뱅샾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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