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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인문운둥가의 시대정신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계절이 좋으니,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또한 모기도 없고, 덥지도 춥지도 않으니 밤늦도록 책 읽기 좋은 때이다. 우린 책을 너무 많이 안 읽는다.

많은 독서로 얻어지는 고차원적인 언어의 질적 상승은 그 사람의 격을 상승시킨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과 잠시라도 대화를 나누어 보면 그 사람의 지혜와 품위 있는 말에 감탄한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의 눈빛과 입가에는 온화한 미소가 퍼진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의 팔자 주름과 처진 볼 살은 자연스런 곡선을 이루어, 음악 미뉴엣(minuet)처럼 느껴진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이 연설할 때는 강한 포르테처럼 청중을 고조시킨다.

생각의 수준이 말의 수준을 따라간다. 그리고 자신감과 우아함은 지적 능력에서 나온다. 우아하다는 것은 빛의 방식(a manner of lights), 즉 어떤 일을 순조롭게 잘 처리하고 완벽하게 짜여 결합되도록 하는 탁월한 재능이다. 우아함은 특별한 날에 먼지를 털고 과시하는 일련의 행동일 뿐만 아니라, 일상의 행동 방식이다. 우아함은 사람에게 풍겨나는 아우라이다. 그 아우라는 서있거나, 걷는 자세와 손끝의 위치, 눈빛, 말과 행동에서 서서히 우러나와 진한 매력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물들인다.

그리스 신화에서 우아함과 미의 젊은 세 여신이 나온다. 그들을 우리는 카리테스 세 자매라고 부른다. 카리스테의 어머니는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이고, 아버지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이다. 우아함은 사랑의 마음과 아름다움의 피부 그리고 내면으로는 와인의 즐거움과 불의 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우아함이다. 카리테스는 아름다움과 기쁨을 유전자로 가진 것이다. 로마인들은 그녀들을 '그라티아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영어 'grace(우아함)'가 나왔다. 이 세 자매 여신의 일은 삶의 즐거움을 고양시키는 일이다.

삶에서 즐거움이란 세상과 편하게 지내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잘 지내는 것이다. '잘'이 영어로 'Well"이고, 지내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걸 영어로 말하면 "Being"이다. 합쳐서 Well-Being이 세상과 편하게 지내며 존재하는 것이다. 그냥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잘 있으면 된다. 뭘 잘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느 곳에서나 편안하게 잘 있기만 하면 된다

현대인들은 감정의 변비에 걸려 있고, 매너 있게 사과하고 양보하는 우아함을 잊어 먹고 살아간다. 우아함은 타인을 편안하도록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사는 것이나, 스포츠 경기를 하면서, 악을 쓰고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예술의 힘에 따라 활발하고 신나는 리듬에 따라 조화와 통일감을 보여주면서, 가볍고 편안하게 멋진 경기를 펼치는 선수가 우아한 것처럼, 사는 것도 편안해 하여야 한다. 이걸 일본인들이 만든 말로 '안녕(安寧)'이다.

그리고 우아함은 바람처럼 중력에 저항하며 올라가는 모습에서 나온다. 올바른 자세로 앉아서 아름다운 선이 나와야 한다. 세상에 예쁜 여자는 많지만 외적인 미를 넘어서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은 많지 않다.  겉모습과  더불어 내적인 마음을 가꾸려면 먼저 여유 있는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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