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12월 20일)
바로오 사도는 지난 주 미사(대림 3주일)에서 말씀하셨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5:16-18) 이게 하느님의 뜻이라는 거다. 기쁨, 기도 그리고 감사 속에서 "영과 혼과 몸을 온전하고 흠 없이 지켜 주시기를 당부하셨다. 그래 지난 월요일부터 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금년 초에, 나는 여기에 두 개를 더 보태 5 가지를 매일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다정-깨어있음-웃음-기도-감사"이었다. 오늘 세 번째 "모든 일에 감사하라"
▪ 항상 기뻐 하라.
▪ 쉬지 말고 기도 하라.
▪ 모든 일에 감사하라.
▪ 모두를 사랑 하라.
▪ 늘 깨어 있으라,
이야기 하나를 우선 공유한다. 한 소녀가 산길을 걷다가 나비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버둥대는 것을 발견했다. 소녀는 가시덤불을 제치고 들어가 거미줄에 걸려있는 나비를 구해 주었다. 나비는 춤을 추듯 훨훨 날아갔지만 소녀의 팔과 다리는 가시에 찔려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그 때 멀리 날아간 줄 알았던 나비가 돌아와 순식간에 천사로 변하더니 소녀에게 다가왔다. 천사는 "구해 준 은혜에 감사하다"면서 무슨 소원이든 한 가지를 들어 주겠다고 했다. 소녀는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그러자 천사는 소녀의 귀에 무슨 말인가 소곤거리고는 사라져 버렸다.
소녀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해서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될 때까지 늘 행복하게 살았다. 그녀의 곁에는 언제나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녀를 사람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우러러 보았다. 세월이 흘러 예쁜 소녀는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임종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할머니가 죽기 전에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할머니는 웃으시며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내가 소녀였을 때 나비 천사를 구해 준 적이 있지, 그 대가로 천사는 나를 평생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 주었어. 그때 천사가 내게 다가오더니 내 귀에 이렇게 속삭이는 거야. "구해 주셔서 고마워요. 소원을 들어 드릴 께요. "무슨 일을 당하든지 감사 하다"고 말하세요 그러면 평생 행복하게 될 거에요." "그때부터 무슨 일이든지 "감사하다"고 중얼거렸더니 정말 평생 행복했던 거야. 사실은 천사가 내 소원을 들어준 게 아니야 누구든지 주어진 일에 만족할 줄 알고 매사에 감사하면 하늘에서 우리에게 행복을 주시지." 이 말을 끝으로 눈을 감은 할머니의 얼굴에는 말할 수 없는 평온함이 가득했다.
유대인들의 논어인 <<선조들의 어록>>은 모든 구절이 짧지만 근본적인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상상을 초월하는 답으로 구성돼 있다. <<선조들의 어록>> 4.1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한다는 것을 배철현 교수에게서 배웠다. 벤 조마의 질문에 답하려면, 배 교수는 우리에게 눈을 감고 하라고 했다. 사실 우리가 시각으로 본다는 것은 여러 차원이 있다. 쉽게 말해, 눈을 감아야 보이는 것부터 오래 보아야 보이는 것 등 다양하다.
우리가 눈을 뜨면, 엄청난 지식을 지닌 유명한 사람을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눈을 감으면, 우리는 지혜가 많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깊음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사람의 마음은 호기심으로 가득하고 그의 언행은 겸손하다. 호기심과 겸손이 지혜의 표시다. 여기서 겸손은 내가 아는 것이 없다는 무지를 인정해야 배움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벤 조마는 말했다. "누가 진실로 지혜로운가? 그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사람이다."
우리가 눈을 뜨면 근육이 울퉁불퉁한 사람이 힘센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눈을 감으면, 자신의 힘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 영웅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상에는 자신의 힘을 자랑하는 사람보다 더 센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영혼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 도시를 정복한 장군보다 강하다. 벤 조마는 말했다. "누가 진실로 강한 가? 그는 자신의 충동을 조절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눈을 뜨면 돈이 많은 사람이 부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눈을 감으면 진정한 부자는 자신이 소유한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타인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해 허덕이는 사람은 가난뱅이다. 자신의 돈을 꼭 필요한 사람이나 일에 사용하는 사람이 부자다. 벤 조마가 말했다. "누가 진실로 부자인가? 그는 자신의 삶에서 자신에게 할당된 분깃(유산중 나의 몫)에 만족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눈을 뜨면, 공적으로 인정과 갈채를 받고 훈장을 수여한 사람이 존경 받을 만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눈을 감으면 자신이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을, 그 사람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모처럼, 혹은 신처럼 존경하는 사람이 존경 받을 만하다. 남을 존경하는 마음이 있어야 존경을 받는다. 벤 조마가 말했다. "누가 존경을 받을 만한 가? 그는 모든 인간을 존경하는 사람이다."
랍비 벤 조마의 말을 일상에 늘 실천하시고, 매사에 감사의 인사를 잘 하시던 분이 돌아가신 내 아버지이시다. 마침 이번 주말이 아버지 기일이다. 아버지는 사소한 배려에도 늘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나도 매일 하루 5가지씩 감사할 내용을 찾아 아침마다 기록한다. 매일 <감사 일기>를 쓰게 된 것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얻고 싶다'는 인기, 존경, 돈을 모두 가진 여성,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에게서 배운 습관이다. 그녀의 성공은 날마다 감사일기를 쓰는 일이었다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나도 매일매일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녀처럼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 중 다섯 가지를 찾아 기록한다. 다섯 가지를 찾을 수 없을 때는, '오늘도 거뜬하게 잠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또는 '유난히 눈부시고 파란 하늘을 보게 하여 주셔서 감사하다'는 식으로 쓴다. <감사 일기>를 쓰면 다음 두 가지를 배울 수 있다 한다. (1)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안다. (2) 삶의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를 안다.
참고로 오프라 윈프리의 감사일기 쓰는 방법을 공유한다.
- 한줄이라도 좋으니 매일 써라.
- 주변의 모든 일에 감사하라.
- 무엇이 왜 감사한지를 구체적으로 써라.
- 긍정문으로 써라.
- '때문에'가 아닌 '덕분에'로 써라.
- 현재 시제로 써라.
- 모든 문장은 '감사하다'로 마무리하라.
그러나 사람들은 감사할 부분을 찾아보자고 말하면 이렇게 응수하기도 한다. ‘감사할 일이 어디 있어야죠’ ‘그 정도는 당연한 거 아닌가요?’ 우리는 흔히 감사하다고 하면 감사를 받는 상대에 초점을 두기 쉽다. 내가 감사를 표현하니 상대가 좋은 거 아니냐는 거다. 그렇지 않다. 사실은 감사하는 사람에게 훨씬 더 유익하다. 배우자에 대한 불만, 부모님에 대한 서운함,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늘 부정적인 모습에 초점을 두게 한다. 불만이나 서운함도 습관이다. 늘 느끼고 생각하는 패턴이 각 개인에게 고정돼 나타난다는 뜻이다. 누군가에게 감사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 있어야 가능한 게 아니다. 내 마음의 초점을 불만에서 감사로 옮겨보자. 그리고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 그것을 표현해 보자. 오늘 주변의 사람들에게 건네는 감사의 말 한마디가 나와 그를 건강하게 할 것이다.
삶에 대한 감사/박노해
하늘은 나에게 영웅의 면모를 주지 않으셨다
그만한 키와 그만한 외모처럼
그만한 겸손을 지니고 살으라고
하늘은 나에게 고귀한 집안을 주지 않으셨다
힘없고 가난한 자의 존엄으로
세계의 약자들을 빛내며 살아가라고
하늘은 나에게 신통력을 주지 않으셨다
상처 받고 쓰러지고 깨어지면서
스스로 깨쳐가며 길이 되라고
하늘은 나에게 위대한 스승도 주지 않으셨다
노동하는 민초들 속에서 지혜를 구하고
최후까지 정진하는 배움의 사람이 되라고
하늘은 나에게 희생과 노력으로 이루어낸
내 작은 성취마저 허물어 버리셨다
낡은 것을 버리고 나날이 새로와지라고
하늘은 나에게 사람들이 탐낼만한
그 어떤 것도 주지 않으셨지만
그 모든 씨앗이 담긴 삶을 다 주셨으니
무력한 사랑 하나 내게 주신
내 삶에 대한 감사를 바칩니다
다른 글들은 네이버에서 '우리마을대학협동조합'를 치시면, 그 곳의 출판부에서 볼 수 있다. 아니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blog.naver.com/pakhan-pyo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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