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읽기'란 자기 자신만큼 읽는 것이다.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읽기'란  자기 자신만큼 읽는 것이다. 같은 책을 읽어도, 각 개인은 자신이 지닌 가치관, 세계관, 최근에 자신이 씨름하는 물음들 그리고 살고자 하는 삶의 방향 등에 따라서 하나의 책으로부터 각기 다른 것들을 얻는다. 책을 안 읽는 사람들은 그리 깊게 생각하며 살지 않는다. 그러니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고, 사는 대로 생각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손익을 잘 '계산하고', 이해관계와 감정에 따라 '의심'은 할지언정, 근본의 이치를 헤아리고, 삶의 방향을 세우는 '사유'는 하지 않고 살아간다.

책을 읽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에 밴 편견과 습관에 안주하다 보면, 우리는 자신에게 익숙한 종교, 이데올로기, 물질적인 욕망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며 매일 매일을 연명할 뿐이다.

그리고 무관심이 무섭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다른 것'이 아닌 '틀린 것'으로 상정해 적대적인 무관심으로 폄하한다. 어쨌든 자신이 경험한 익숙한 세계를 넘어설 때, 우리는 삶 속에의 권태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행위를 '용기'라고 한다. 우리가 공부하며 배우는 것도 이 권태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일이다. 고전 작품들을 읽으며, 자기중심적인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시가 나무에게" 물었다.

시가 나무에게/문정희

나무야, 너 왜 거기 서 있니?
걸어 나와라
피 흘려라
푸른 심장을 꺼내 보여다오
해마다 도로 젊어지는 비밀을
나처럼 언어로 노래해 봐
네 노래는 알아들을 수가 없지만
너무 아름답고 무성해 나의 시 속에 숨어 있는
슬픔보다 더 찬란해
땅속 깊은 곳에서 홀로
수액을 끌어올리며 부르던
그 노래를
오늘은 걸어 나와
나에게 좀 들려다오
나무야, 너 왜 거기 서 있니?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문정희 #와인비스트로뱅샾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