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인공지능의 주인이 되는 능력, 즉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주부터 나는 몇 일간에 걸쳐서 인공지능의 주인이 되는 나를 만드는 법으로 이진성 작가가 제시하고 있는 8가지를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그 다섯 번째,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 하라"는 주장을 한 번 더 정리해 본다. 참고로 이진성 작가가 말하는 그 방법은 다음과 같이 8 가지이다.
1. 디지털을 차단하라
2.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3. 노잉(knowing)을 버려라. 비잉(being)하고 두잉(doing) 하라
4. 생각의 전환, '디자인 씽킹(designe thinking)' 하라.
5.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 하라
6.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7.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8.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오늘은 어제 말한 다소 관념적인 철학 이야기 보다, 좀 더 실천가능한 인문운동으로 철학하는 길을 위해 한 번 더 글을 쓴다. 너무 사소해서 무시하는 우리들의 작은 일상에서 잊고 있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철학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진성 작가는 "철학적 사고 능력은 트리비움(trivium)을 통해서 기를 수 있다"고 했다. 그래 오늘은 '트리비움(trivium)이 무엇인가를 살펴본다. 이 말은 '셋'을 의미하는 라틴어 'tri'와 '길'을 뜻하는 라틴어 'vium'의 합성어로 철학, 아니 인문학을 하는 세 가지 길, 즉 문법학(文法學), 논리학(論理學), 설득(說得)을 위한 수사학(修辭學)을 의미한다.
- 여기서 문법학은 철학서를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으로 우리가 말하는 읽기와 문해 력을 키우는 일이다.
- 논리학은 철학서에서 터득한 철학자의 사고법을 도구 삼아 내 생각을 하는 것, 즉 내 논리를 만드는 것이다. 즉 생각, 아니 사유하는 법을 기르는 일이다.
- 수사학은 내 생각을 글로 쓰고 나누는 것이다. 즉 글쓰기를 빼놓지 않았다. 그리고 글을 쓰되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 트리비움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수사학이다. 즉 글쓰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다. 글쓰기를 실천하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능력을 기르게 된다. 나도 동의한다. 읽고 이해하고, 사유하여 내 생각으로 만들어, 나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설득하는 글을 쓴다고 하면, 우리는 우선 무엇을 어떻게 쓸까 질문하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읽게 되고, 생각을 하게 된다. 쓰기 위해 읽게 된다는 말이다. 이진성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1) 깊게 생각하는 능력
(2) 생각의 논리를 정밀하게 다듬는 능력
(3) 생각의 논리를 알기 쉽게 표현하는 능력
(4)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
(1)과 (2)는 창조적 상상력을 길러주고, (3)과 (4)는 공감 능력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글쓰기 능력으로 우리는 인공지능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진성 작가는 지적하지 않았지만, 글을 쓰려면 자동적으로 많이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철학 공부, 아니 인문학 공부는 책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고, 토론하는 정도로 그쳤다. 즉 책을 읽고 지식을 쌓고 나누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인공지능이 더 잘할 것이다. 이미 내 스마트폰이 나보다 지식면에서는 더 강하다. 척척박사이다. 그러니 이젠 인문학자나 철학자들의 사고법을 도구 삼아 자신의 머리로 스스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문학자나 철학자들의 사고하는 방식을 뛰어 넘어, 자신만의 사고법을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일상 속에서는 우리 내면에 논리적으로 다듬어진 생각들을 설득력 있게 글로 쓸 수 있어야 하고, 그 글을 사람들과 가슴으로 나눌 수 있도록 자기 수련하듯이 글을 쓰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새로운 생각을 하고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글쓰기를 통해서 길러진다고 장담한다. 지금은 ICT 기술로 글 쓸 공간이 많아졌다. 페이스 북, 블로그, 트위터 등등 말이다.
이진성 작가는 자신의 책에서 TIP으로, "실리콘 천제들은 다음 세 주제를 깊이 생각하고, 글로 쓰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를 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 나는 누구인가?
(2) 나는 왜 사는가?
(3)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이 세질문을 다음과 확장 시켜 보라고 권한다.
(1) 나는 이 일을 왜 하는가?
(2) 내가 속한 조직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3) 인류 사회의 공존과 발전을 위해서 우리 조직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참고로 일본은 2020년부터 전격적으로 국제 바칼로레아를 도입하였다. 그러면서 다음 여서 가지 주제에 대해서 생각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글로 쓰고 나누며 공감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 여섯 가지 주제를 열거해 본다. 흥미로운 것은 학생과 교사가 교과서를 만들며 학습하는 교육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어서 빨리 이런 식으로 교육 문법을 바꾸어야 한다.
(1) 나는 누구인가?
(2) 나는 어떤 장소와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는가?
(3) 나는 스스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
(4) 만물은 어떻게 기능하고 있고,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
(5) 나는 어떻게 스스로를 조직하고, 사회를 체계화 할 수 있는가?
(6) 내가 지구에서 다른 생물들,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쯤에서 시를 한 편 공유한다. 어제 추미애 법무장관이 자신 페북 담벼락에 썼다는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을 감상한다. 지난 10월 6일에 이미 공유했던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정치의 시작은 모두가 지닌 상충된 욕망들을 발견하고 대립시키고 폭발 시키고 그 마무리는 그 욕망들이 만나는 균형점을 발견하고, 누군가에게 희생과 양보를 납득시키며 같이 살아가는 공생의 터를 닦는 것이다. 그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난 믿는다. 고미숙의 YouTube 강의와 책,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해서>를 통해서, 어제 오후에 난 큰 지혜 하나를 터득했다. 자기 수련하는 사람은 욕망의 '건너 가기'를 해야 한다. 어떻게? "쾌락에서 지성으로, 중독에서 영성"으로 건너가야 한다고 했다. 다음 주에 이 문제에 대해 아침에 여러 번 나누어 글을 쓸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가을 제주도에서 얻은 것이다.
산산조각/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이어지는 글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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