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오늘 글이에요.






시 읽다: 겨울 비
가을은 갈무리하는 ‘갈’이고, 봄은 ‘보기’ 때문에 봄이고, 여름은 ‘열매’의 고어이다. 그리고 겨울은 ‘결’이 되는데, 나무나 돌, 사람 모두 세월의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켜 같은 ‘결’이 온당하다. ‘볼열갈결’(사계절)의 비는 그 철을 돕거나 재촉하는 촉매제 같은 것이다. 봄비에 만물이 잘 보이고, 열비에 튼실한 열매 열리고, 갈비에 나뭇잎 보내고, 졸가리 훤한 나목에 '결비' 내린다. '결비'에 나무는 나이테를 '뚜렷이' 긋고 뒤로 물러난다.
겨울 비/송태열
눈이 아니고 왠 비일까.
투둑투둑 우산을 때리는 겨울 비
따스한 님의 품이 그리운 계절
초 겨울 스산함이 가슴을 여민다.
이 겨울 비는 왠지 낯설다.
움츠린 가슴에 희미해진 꿈
사랑이 넘실대는 우산 속 연인들
아련한 추억 속에 님 생각 절로 난다.
낙엽 진 길가에 촉촉히 내리는 비
차거운 마음 녹여줄 그대 생각
마음 한 켠에 그리움 하나
겨울 비에 내 마음은 몹시도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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