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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고통을 사랑하면, 어지간한 고통에 우리는 의연(毅然)할 수 있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고통을 사랑하라!" 『스포츠를 위한 강인한 정신 훈련』이라는 책을 낸 짐 로허의 말이다. 이 말을 소개한 팀 플리스는 이런 말도 소개했다. 고통을 사랑하면, 어지간한 고통에 우리는 의연(毅然)할 수 있다. '의연'이란 '의지가 굳세어 당당함'을 말한다. 고통 앞에 당당하고, 초조해 하지 많으면, 다른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의연함은 장자가 말하는 "양생주(養生主), 사람이 몸을 기르고 생명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즉 중도(中道)를 따를 기회를 갖게 된다. 장자는 "착하다는 일을 하더라도 이름이 날 정도로 하지 말고, 나쁘다는 일을 하더라도 벌받을 정도는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니까 세상에서 착하다고 하는 일을 하더라도 이름을 염두에 두고 하지 말고, 세상에서 나쁘다고 하는 일-자신에게는 전혀 나쁜 일이 아닐지 모르지만-을 하다가 벌받는 지경에까지 이르지는 말라는 말이다. 장자에게 근본적인 것은 착한 일을 한다 또는 나쁜 일을 피한다고 하는 등 의식적 가치 기준에 따라 움직이는 표면적인 행동이 아니라 의연하고 묵직하게 '중도를 따르는 것'이다.

그리고 짐 로허는 고통 뿐이 아니라, 이길 수 없는 적을 다루는 유일한 방법도 사랑하라고 했다. 이게 이길 수 없는 적을 다루는 삶의 지혜이란다. 또한 나 자신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살다 보면, 우리 인생의 실세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이다. 나에게만 들리는 목소리에 담긴 이야기를 어떻게 경청할 것인지가 삶의 질을 좌우한다. 다음의 문장이 멋지지 않은가? 내가 내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수준이 곧 나의 현재 모습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를 사랑하고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통을 사랑하라'는 말이 자신에게 가하는 채찍질이 아니다. 모든 성장에는 불편이 따른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메시지일 뿐이다. 그러니 고통을 이길 수 없다면, 고통을 사랑하는 편이 낫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나에게만 들리는 소리에서 출발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들어 보자. "고통은 필연적이지만 괴로움은 선택이다. 당신은 달리면서 '너무 아파. 더 이상 못 달리겠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아픈 것'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을 더 견딜지는 당신 자신에게 달려 있다." 고통(pain)과 괴로움(suffering)은 다르다. 고통은 어떤 경험이다. 주로 다양한 감각들로 구성된다. 괴로움은 어떤 경험들, 특히 고통에 의해 촉발되는 정신적 반작용이다.

잘 보면, 괴로움의 본질은 실체의 거부이다. 다시 말하면 실체의 부정이 모든 괴로움의 뿌리이다, 예컨대, 고통을 경험 할 때는 그 고통이 사라지기를 바라고, 쾌락을 경험할 때는 그 쾌락이 강해지고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렇게 되진 않는다는 데서 괴로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괴로워 하지 않으려면, 실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훈련해야 한다.

팀 페리스는 자신의 책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에서 100명이 넘는 인생 현자들이 제시한 성공 비결을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 지금 눈 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라
▪ 좋은 날을 하나씩 쌓아 좋은 인생을 만들어라
▪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충분하다.
▪ 어떤 게임이든 승리의 비결은 너무 애쓰지 않는 데 있다.
▪ 괴상해 보여도 자신을 받아들여라.
▪ 세상에 정답은 없다. 더 나은 질문만 있을 뿐이다.

맨 마지막 문장이 눈에 밟힌다. 그래 오늘 아침도 힐렐의 질문을 또 해본다. 랍비 힐렐은 <선조들의 어록> 1장 14절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나 자신을 위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위할 것인가? 내가 나 자신을 위한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면, 나는 누구인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 란 말인가?"

진화 심리학자 스티븐 핑거도 이렇게 질문 한다고 한다.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줄 것인가?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할 날이 있겠는가?" 그는 이 두 문장이 그를 지금-여기에 존재하게 이끌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두 문장이 그의 오랜 친구이자 지혜로운 인생 동행이었다고 말한다.

당분간 133명의 사람들이 이야기 한 '지금 이 순간'을 최고의 삶으로 만드는 지혜를 정리해 보며, 매 순간 나에게 질문해 본다. 이러한 질문은 답이 없지만, 나를 더 숙고하는 삶으로 이끌 것이다. 그리고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러면 매일 좋은 하루를 쌓아 가면서 더 성숙한 인간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살다가 보면/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 보낼 때가 있다  

떠나 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 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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