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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소유한다는 것은 곧 그것에 소유 당하는 것이다.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2년 12월 7일)

오늘 아침도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의 책에서 읽었던 인상적인 부분들을 공유한다.

"선수가 항상 최선의 컨디션에서 경기를 뛰는 것은 아니다. 최상에 가깝게 컨디션을 유지하고자 애를 쓸 뿐이다. 그래서 평소 실력과 기본기가  중요하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소유한다는 것은 곧 그것에 소유 당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착각한다. '내가 소유한다'라고 하지만 그 소유물에 쏟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우리는 도리어 뭔가를 자꾸 잃고 있는 것이다." "늙어서 꿈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다. 꿈을 저버리기 때문에 늙는 것이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르케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늙음이 아니라, 녹스는 사람이며,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어야 한다. 늘 배우고, 익히며, 일상의 기본을 잘 유지해야 존재가 풍성해지고, 녹슬지 않는다. 이건 내 생각이다.

"축구를 잘 습득하려면 운동능력 하나로는 어림없다. 운동능력이라는 재능을 뒷받침해줄 '성실한 태도'와 '겸손한 자세'가 겸비 되어야 한다. 축구장이라는 네모난 공간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나 엄격한 룰(법)의 지배를 받는다. 그 공간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나 엄격한 법 아래 서게 된다. 그래서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이해하는 게 최우선이다." 그래 '마음 챙김' 훈련이 필요하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한 부류는 '훈련중'인 인간이며, 다른 부류는 '훈련을 하지 않는 인간'이다. 훈련중인 인간은 자신이 되고 싶은 더 나은 자신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매일매일 조금씩 전진한다. 그들은 도달해야 할 인간상을 가지고 있기에 항상 겸손하다. 훈련은 원대한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버려야할 자신의 나쁜 습관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인생이라는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마라톤을 훈련 없이 참가하는 것은 마라톤을 완주할 의지가 없거나, 자신이 완주할 수 있다는 허황된 꿈을 꾸는 사람일 뿐이다. 배철현 교수의 주장이다. "훈련이란 생각을 행동으로 인도하고 말을 사건으로 실현시키는 과정이다. 인간은 훈련을 통해 독립적이고 존재론 적인 인간에서 연관적이고 상대적인 인간으로 변한다. 인간은 훈련을 통해 자신이 지니고 있는 동물적인 본능을 승화시켜 신적인 속성을 발현시킨다."

그리고 성실한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가 머문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우길 바라는 마음처럼,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그 다음이 존재한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삶, '건너 가기'로 성장하는 삶을 위해 우리는 메 순간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 그래서 조심스러운 마음. 운칠기삼(運七技三), 모든 것은 운이 좋아 이루어진 일이기에 삶 앞에서 겸손한 마음, 초심을 지키는 마음, 이 마음들이 나에겐 가장 중요하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은 이렇게 말하는 거다.

"축구보다 사람이 먼저다!" "아무리 기술과 실력이 좋아도 자신의 감정을 잡지 못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없다." 이건 내 생각이다. 모든 일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도 이유가 있어서 만난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모든 만남에는 의미가 있으며, 누구도 우리의 삶에 우연히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만난 누구든 크고 작은 자국을 남겨 나는 어느덧 다른 사람이 되어 있기도 하다. 수렴하고 발산하는 순환 속에서 내가 다르게 변하는 것이다. 이걸 우리는 성장이라 한다.

"나에게 스포츠맨십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바로 리스펙트다. 상대 선수에 대한 존중, 같이 뛰는 선수들에 대한 존경."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신속하게 판단하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경쟁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경쟁은 결국 자기 자신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에 달렸다. 나 자신을 극복하는 일은 다른 사람을 제압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지고 훌륭하다." 그래 그는 "담담히 나의 초심이고, 이것을 지키는 일이 내 삶의 근간이다"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냥 잘 할 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더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 나의 최고의 날은 '앞으로 다가올 날'이 될 것이다. 항상 낮은 자세로, 항상 발전하는 그런 날들이 될 것이다. 손흥민 아버지에게서 배운 거다.

자신의 삶을 주인공으로 살려면, 성찰을 해야 한다. 그는 삼은 담박할수록 좋다'고 여러 번 주장한다. "삶은 의외로 단순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눈 덮인 들판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서산대사의 답설야(踏雪野) 시구로 “내 뒤로 오는 이들의 이정표가 될지 모르니, 눈 덮인 길을 걸어갈 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내가 디딘 발자국은 언젠가 뒷사람의 길이 된다."는 뜻이다. 그는 “짧지만 너무도 큰 말이라 매일 곱씹는다고 했다. 교육자에게 이보다 올바른 지침이 되는 말은 없다. 부모든 선생이든 코치든 감독이든 아이들을 교육하는 사람들은 이 문구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말 하나 지키며 사는 것도 버겁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담박한 삶, 단순한 삶, 자유로운 사람, 이것이 제가 추구하는 행복한 삶"이라고 말한다.

그의 단순한 삶은 청소와 운동 그리고 책 읽기였다. 그는 "책에는 수많은 해답이 들어 있었다. 책을 읽으면 자잘한 하루 일이 정리되고, 내가 궁금한 세상의 수수께끼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복잡한 마음을 청고하듯 정리해 주고 뒤엉켜 꼬인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 해결해주었다. 책을 읽으며 세상과 소통했고 책 속에서 내 마음의 힘을 얻었다"고 말한다. 마음의 질서를 유지하는 기본적이고 규칙적인 일은 어려운 시기를 버틸 힘을 준다. 나는 이를 "마음 챙김"이라 부른다.

축구에 관한 글을 쓰다 보니, 어제 만난 이 기사가 바로 눈에 들어 왔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직전까지 일부 선수들이 FA컵, K리그 등을 치르느라 소속팀에서 혹사 수준으로 경기를 뛴 것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었다." 벤투 감독은 “사실 선수들 휴식은 필요 없고 중요한 게 돈, 스폰서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제 의견은 대표팀이 한국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는 것이다. 8월에도 그런 걸 볼 수 있었다"며 “그 외에도 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길 원하는 것 같은데, 팀도 그렇고 선수도 그렇고 올바른 방식으로 도울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떠났다.

손웅정은 자신의 책에서, "좋은 지도자란 '기회를 주는 사람'이라 했다. 선수가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플레이를 펼치려면 구장 안팎에서 서로 도 와야 한다. 선수 개개인의 노력이 있어야 하고, 또 외부 환경도 제공되어야 한다. 그는 "줄탁동시"라는 말로 길게 이야기를 했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새는 혼자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게 아니다. 새끼 새가 여린 부리로 껍데기의 안쪽을 쪼다가 힘에 부치면,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해 어미 t가 바깥에서 도와 껍데기를 같이 쪼아준다. 이렇게 하나의 알이 깨지는 데는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안과 밖에서 같이 쪼아야 한다. 서로 돕지 않으면 새로운 세상은 생겨나지 않는다는 거다.

그리고 "가치가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항상 시간이 필요하다"는 가수 밥 딜런의 말을 소개하면서,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집념을 강조했다. 평범한 노래 수백 곡이 버려진 뒤에 야 훌륭한 노래 한 곡이 나온다는 것, 그만큼 긴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이 집념 이야기는 내 아침에 한다. 오늘 아침 사진은 함께 노자를 읽는 여산 이성배의 글씨이다. 전시회에서 찍은 거다. 손흥민의 아버지 책을 읽다 보니, 운동을 하지만, 그에게서 조선 선비들의 모습이 보인다. 조선 선비들은 매일  "거경(居敬), 궁리(窮理), 역행(力行)"을 추구했다고 한다. '거경'은 '우러르고 받드는 마음으로 삼가고 조심하는 태도를 가짐'이다. 그러나 거경은 진통제이다. 아직까지는 무지와 아집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궁리는 '사물의 이치를 깊이 연구함'이다. 그러니까  궁리는 치료제이다. 끝으로 역행은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공자가 하급관리로 일하고 있는 조카 공멸에게 물었다. "네가 일하면서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이냐?" 공멸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잃은 것은 세 가지나 됩니다. 첫째는 일이 너무 많아 공부를 하지 못했고, 둘째는 급료가 적어 주변 사람들을 대접하지 못해 평판이 나빠졌으며, 셋째는 공무에 바빠 친구들과 멀어졌습니다." 얼마 지나 공자는 제자 복자천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도 공멸처럼 낮은 벼슬에 있었다. "저는 잃은 것은 없고, 세 가지를 얻었습니다. 첫째는 일하면서 배운 것을 실행하게 되어 배운 내용이 더 확고 해졌고, 둘째는 급료를 아껴 주변 사람들을 대접하니 그들과 더 친숙 해졌으며, 셋째는 공무 중에 짬을 내어 친구들과 교제하니 우정이 더 두터워졌습니다." 배연국 세계일보 논설위원의 글에서 얻은 거다.

축구 선수들에게 어울리는 오늘 아침 시를 공유하면서, 반칠환 시인의 덧붙임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시보다 더 좋다. "바닥끼리 만나도 치고 받는구나. 발바닥이 길바닥을 치면, 길바닥이 발바닥을 찌르는구나. 그러나 저것은 둘 사이의 대화요, 사랑의 방식인지도 모른다. 길바닥은 발바닥으로 인해 더 평평해지고, 발바닥은 길바닥으로 인해 굳은살을 얻는다. 발바닥 없는 길바닥은 잡풀 돋아나고, 길바닥 벗어난 발바닥은 고생길로 접어든다. 미덕을 지닌 것을 높다고 할 수 있다면, 바닥은 바닥이라서 높다. 만물을 실어주고, 넘어진 이가 다시 일어서도록 받쳐주기 때문이다."

바닥을 마주친다는 것/김황흠

길바닥과 발바닥이
서로 사정없이 치고
미련 없이 뗀다
연거푸 치고 떼며
더 끈덕지게 달라붙는다
치고 받는 바닥
끝까지 마주치는 일은 죽어서야 끝나는 일
날마다 부대끼며 살아도 막상 보면
허깨비 보듯 살아온 것 같아
돌아보면 마주치고 온
길바닥이 텅 비었다
누구를 바라보는 여물진 마음 가져 보지 못한
내 발도 가는 길도
저마다 바닥이 있다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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