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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만의 꽃을 피우는 방법

2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12월 2일)

"인생에는 항상 플래B가 있다"라는 말이 쓰여진 표지를 보고, 구입한 책 이야기를 오늘 아침 공유한다. 제 제목은, <<다시, 시작하는 인생 수업>>이고, 저자는 이순국이다.

지난 10월 일상의 리듬이 해체된 이후부터, 갈 곳 몰라 방황하던 때에 만난 책이다.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어쨌든 산다는 것은 나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순국 회장은 산다는 것은 "나만의 꽃 한송이를 피워내는 일"이라 했다. 그의 말을 직접 공유한다. "어떤 꽃은 부잣집 정원에서 자라고, 어떤 꽃은 가난한 산동네 계단에 자라며, 어떤 꽃은 쓰레기 더미 위에서 자란다. 어디서 자라든 꽃씨는 때가 되면 온 힘을 다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꽃을 피워낸다. 내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디서 태어나 어떤 환경 속에서 살아가든, 때가 되면 나만의 꽃 한송이를 피워내는 것, 그것이 나의 정체성이다."

전 대기업 화장이 알려주는 '나만의 꽃을 피우는 방법'을 알아본다. 표지에는 한 가지가 이미 쓰여 있다. "강을 건넜으면 타고 온 뗏목을 버려라." 다음 나이대가 되면, 다른 주제로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는 거다.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인생에는 항상 플랜B가 있다는 거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건 어려 서부터 들었던 말이다. 실제로 나의 경우도 늘 플랜B가 있었다.

우리가 살다 보면 성을 쌓아 올리는 데는 오랜 시간과 공력이 필요하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는 것을 많이 경험한다. 특히 건강이 그렇게 쉽게 무너진다. 스트레스와 피로와 술 담배에 찌들어 살아야 하는 사업가가 열심히 운동하고, 식사를 조절하며 건강을 챙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해 촌각을 아껴 노력하고 땀 흘리는 것이 두루뭉술한 꿈을 꾸는 것보다 낫다. 더 나쁜 것은 별 생각이 대충 살아가는 거다. 이순국 회장의 말을 공유한다. "인생은 무지개를 쫓는 시간이 아니다. 내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 뿐이다."

책의 목차를 보면서, 저자가 하고 싶어하는 말을 다음과 같이 서술해 본다. 인생의 전반전에서 "뗏목을 잘못 탔으면 재빨리 갈아타고", 인생 후반전에 "때가 되면 나만의 꽃 한 송이를 피우라"는 거다. 그럼 책을 따라가며, 나의 눈길을 잡은 이야기들을 공유한다.

- "인생에는 플랜B가 있다." 플랜A만 길이 아니다. 플랜도 길이다. 나는 플랜A가 막혔을 때 플랜B를 발견하고 그 길로 가면 된다. 살다 보면, 돌아간 길이 앞서간 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노자 <<도덕경>>을 읽으며 배운 것이 "무정(無正)"이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거이 오답이 되고, 지금 좋다고 하는 생각하는 것이 나쁜 것이 된다는 거다. 사람들은 이 원리를 모르고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거다.  게다가 그 길을 잃고 헤맨 시간이 오래되었다는 거다. 혼돈의 세상이 질서의 세상으로 변하자, 세상은 정답을 만들기 시작했다. 노자는 이런 질서의 세계가 얼마나 한 개인의 삶을 짓밟고 무너트릴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노자는 정답이 없는 세상을 꿈꾸었다. 모든 사람이 각자 자신의 정답을 갖고 사는 세상이 오기를 바랬다. 길은 목적지로 가는 방법이다. 그 목적지가 진리면 사람마다 각자 자신이 주장하는 진리의 길이 있다. 그래서 자신의 길이 맞다고 주장하며 다른 사람이 말하는 길을 부정한다. 그래서 노자는 길이 한 가지로 정의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니 저자는 '벽으로 가로막힌 플랜A의 길을 뚫기 위해 안달하지 말라 한다. 언제나 플랜B가 있다는 거다. 그리고 그 길로 전력을 다해 걸어가는 거다. 반대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조건 부정하거나 저항만 하면 자칫 과거에 사로잡혀 한 치도 미래로 나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거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은 자기 길을 가는 것이다.

- 플랜B의 길을 가면서, 지난 일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못 이룬 일에 아쉬움을 갖거나,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미련을 두거나,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할 필요가 없다. 당시 그렇게 말하거나 행동했다면 그 상황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으려니 혹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가장 무난하게 처리한 일이려니 생각한다. 최선을 다한 것이라 만드는 것이다. 그러고는 가슴에 담아두지 않는 거다. 인생을 사는 지혜 중 하나는 아쉬움과 미련과 후회를 하지 않거나 적게 갖는 것이다. 아쉬움과 미련과 후회가 많을수록 미래보다는 과거에 집착하기 쉽기 때문이다. 흘러간 강물은 돌아오지 않는다. 쳐다보고 있는 사람만 힘들 뿐이다. 그 시간에 새로운 강물을 바라보는 게 낫다. '나 때'는 이미 지나간 과거이고 흘러간 강물이다. '왕년(往年)'은 떠나간 세월이고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다. 세상이 변한 걸 모르거나 알긴 알지만 인정하려 하지 않는 태도일 뿐이다.

- "강을 건넜으면 타고 온 뗏목을 버려라." 인생은 능동적으로 탔든 수동적으로 탔든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열심히 노를 저은 사람은 빨리 강을 건널 것이고, 느리게 노를 저은 사람은 늦게 강을 건널 것이다. 시기의 차이는 있으나 언젠가는 내가 탄 뗏목이 강 이편에서 저편으로 가 닿게 마련이다. 일단 강을 건넜으면 타고 온 뗏목은 빨리 버려야 한다. 지나온 강물이나 처음 뗏목을 탔던 강 건너편을 쳐다볼 필요가 없다. 다시 올라타야 할 새로운 뗏목이 있기 때문이다.

- "뗏목을 잘못 탔으면 재빨리 갈아타라." 인생은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내가 타야 할 뗏목, 내 정체성에 맞는 뗏목은 반드시 온다.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흘러가는 강물을 가만히 보라보고 있으면 내가 탈 뗏목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자연이고 인생이다. 내가 타야 할 뗏목이 앞에 왔을 때 이를 제대로 타려면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능력을 키우고 실력을 기르는 것이다.

- "뗏목을 갈아탈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용기이다. 이 뗏목이 내가 끝까지 타고 가야 할 뗏목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을 때 과감히 뗏목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 내 정체성에 맞는 뗏목이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묵묵히 준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순국 회장의 말을 직접 들어본다. "사람들은 행동하지 않으면서, 도전하지 않으면서 뗏목이 오지 않을까 봐, 또 뗏목을 잘못 탈까 봐 지레 겁을 먹는다. 걱정하지 마라.일단 뗏목에서 내려오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그걸 못 기다리는 건 두려움과 조급함이다. 자기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뛰어내려라. 절대 굶어 죽지 않는다." 우리들에게 맞는 뗏목은 반드시 온다. 누구든지 자기에게 맞는 뗏목이 있다. 이걸 믿어야 한다. 그래 희망이 중요하다.

- "먼 미래보다 가까운 미래를 생각하라." 우리가 타야 할 뗏목의 조건이 있다면, 우선 그 뗏목을 탔을 때 편안해야 한다. 내게 맞지 않는 뗏목은 계속 흔들린다. 그래서 불안하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가까운 미래를 생각하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진혜로운 자세이다. 다시 말하지만, 가시적인 미래를 바라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때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한 계단씩 올라갈 때 먼 미래도 담 막연한 먼 미래만 바라보고 현재 일을 소홀히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런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 "가까운 현실에 성실해야 미래의 꿈이 분명해진다." 상황과 현실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기에 판단의 대상이 아닌 수용의 대상이다. 해결하면 되는 것이고, 해결의 주체는 나이다.  주어진 현실을 충실히 살면서 일주일, 일 년을 구체적으로 계획해 무사히 보내는 게 최선이다. 가까운 미래를 행해 최선을 다한 하루하루가 모여 먼 미래의 윤곽이 점점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거다.
- "인생은 언제나 현제진행형이다." 해야 할 일이라면 당장 그 이부터 하는 게 좋다. 먼저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어 두면 중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다.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 그때그때 끝내고 넘어가야 한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값진 말이다.

- "현실에 100% 집중하라" 현재가 쌓여야 미래가 된다." 인생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현재가 중요하다. 당장 급한 건 오늘이다. 지금 열심히 해야 한다. 현재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태해지지 않고 잡념을 없애는 길이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내일로 넘긴다.  쉬운 언어로 설득력 있는 주장들이 삶의 지혜를 준다. ‘기후위기' 때문인지, 요즈음 날씨를 보면, 유난히 따뜻하다,  갑자기 추워진다. 동파육 레시피도 아니고, 사람을 찌고 굽고 튀기고 삶는 느낌이다. 비정상성(non-stationarity)과 깊은 불확실성(deep uncertainty)은 기후위기 특징이다. 일기예보가 아니라 일기중계란 말도 농담이 아니다. 이미 늦은 듯하나, 감축을 위한 범지구적 협력과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국가들이 얼마나 약속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소비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감축 준수 수준이 낮다는 연구 결과는 하여 더 비극적이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아야 겠지만, 이대 로라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아직 겨울 이라기보다는 늦가을이라 말하고 싶다.

늦가을/도종환

가을엔 모두들 제 빛깔로 깊어갑니다
가을엔 모두들 제 빛깔로 아름답습니다
지금 푸른 나무들은 겨울 지나 봄 여름 사철 푸르고
가장 짙은 빛깔로 자기 자리 지키고 선 나무들도
모두들 당당한 모습으로 산을 이루며 있습니다
목숨을 풀어 빛을 밝히는 억새풀 있어
들판도 비로소 가을입니다
피고 지고 피고 져도 또다시 태어나 살아야 할 이 땅
이토록 아름다운 강산 차마 이대로 두고 갈 수 없어
갈라진 이대로 둔 채 낙엽 한 장의 모습으로 사라져 갈 순 없어
몸이 타는 늦가을입니다.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blog.naver.com/pakhan-pyo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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