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젠 최초로 교수님들 앞에서 강의를 한 후, <* 도시락>를 얻어 가지고 왔다. 가을이, 고운 단풍들이 붙잡아, 차를 세우고 조용한 어떤 한 기관의 예쁜 정원 벤치에서, 가을 오후의 고운 빛에 비벼 그 도시락을 먹었다. 난 박남수 시인의 <새>란 시를 좋아한다. 곧 만날 문태준 시인도 그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렇게 점심을 먹는 이는 보지 못했다. 밥 한 숟가락 먹고, 하늘 한 번 보고, 오징어 볶음 한 조각 먹고, 가을 바람을 삼켰다. 나만의 "소곡"이었다. 우리 동네엔 '역사적인' 회화나무가 있다. 애써 찾아갔지만, 당당하게 품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들 고운 옷으로 갈아 입고 떠날 준비를 하는데, 회화나무는 아직 준비를 못한 것 같다. 가진 게 많아서 못 떠나는 것일까? 난 "평범한 사람"이다. 그래 "남기는 유산이 없어서 좋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웃음기를 잃었다. "흘러가면" 그만이다. 뭐 그리 심각한지? 하!하!
소곡(小曲) /박남수
구름 흘러가면
뒤에 남는 것이 없어 좋다.
짓고 허물고, 결국은
푸른 하늘뿐이어서 좋다.
한 행의 시구
읽고 나면 부담이 없어서 좋다.
쓰고 지우고, 결국은
흰 여백뿐이어서 좋다.
평범한 사람
남기는 유산이 없어서 좋다.
벌고 쓰고, 결국은
돌아가 흙뿐이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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