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코로나 덕에 자연이 회복된 것 같아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낮기온 22도, 밤에는 때 아닌 여름 비,
봄이 실종될까, 잠을 못이루었다.
꽃들은 순서를 받아, 시작했는데, 동시에 피겠지.
그래, 꽃들에게 순서를 다시 알려주고,
개학이니, 나라도 정신 차리고 싶다.
순서/안도현
맨 처음 마당 가에
매화가
혼자서 꽃을 피우더니
마을회관 앞에서
산수유나무가
노란 기침을 해댄다
그 다음에는
밭둑의 조팝나무가
튀밥처럼 하얀
꽃을 피우고
그 다음에는
뒷집 우물가
앵두나무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듯
피어나고
그 다음에는
재 너머 사과 밭
사과나무가
따복따복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사과 밭 울타리
탱자 꽃이
나도 질세라, 핀다.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와인바뱅샾6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로부터의 도피, 책에 취하기" (0) | 2021.03.05 |
---|---|
고통은 기쁨의 한 부분이다. (0) | 2021.03.05 |
"최고의 하루를 사는 거다." (0) | 2021.03.04 |
'자초한 고독', '자초한 불편' (0) | 2021.03.04 |
다음에 (0) | 2021.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