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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본질을 잘 파악해야 한다.

8년 전 오늘 글이에요.

박수소리 시대정신

2016년 병신년을 보내면서

동학혁명의 해인 갑오년 1894년에 이런 노래가 유행했다고 한다. "갑오甲午세 가보세, 을미乙未적 을미적거리다 병신丙申되면 못가리."

갑오년에 부패를 척결하고 외세를 몰아내 나라를 일신하지 못하면 다음해 을미년 허송세월하다가 병신년에는 나라든 백성이든 모두 병신 된다는 뜻이었단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1905년인 을사늑약이 체결된 데 이어 1910년에는 경술국치로 일제에 합병됨으로써 우리나라는 국권을 상실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 동학혁명의 갑오년으로부터 120년이 지난 2014년도 갑오년이었다. 그 해 우리는 지금까지도 원인도 모르고 그 책임자들도 처벌을 못하고, 병신년 2016년을 보낸다. 올해 우리 국민은 병신첢 당했지만, 매주말마다 촛블을 들며 국민의 힘을 보여주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은 졸지에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처지를 형용할 길 없어 나온 말로 을사늑약 당시 민초들의 비통함에서 나온 말이다. 이와같이 먼 훗날에 '병신년스럽다'는 말도 나올 것 같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나쁜 감정들이 뒤엉킨, 사전에 실린 그 어떤 단어로도 담아내기 어려운 만신창이 나라 꼴과 이 깊은 모멸감에서 말이 나올 것 같다.

본질을 잘 파악해야 한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헌정 유린이다.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해 나라를 망가뜨린 주범이 대통령이고, 거기다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이다. 그래서 대통령은 물론 함께 그 시스템이 망가지도록 방관한 모든 이들에게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들은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처럼, 나라를 구린내 진동하는 똥바다로 만든 이들을 '병신오적'이라 부를 수 있다 김지하 시인이 박정희 시절 오적을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으로 지적했던 적이 있다. 그렇다면 병신오적은 누구일까? 친박을 위시한 새누리당 무리, 재벌, 검찰, 국가정보원 그리고 언론이다. 내가 살던 오늘을 후손들이 '병신년스럽다'로 기록되지 않게 하려면 이 오적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참고1: '을씨년스럽다'의 사전적 의미는 '보기에 날씨나 분위기 따위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다'이다. 남이 보기에 퍽 쓸쓸하다란 뜻이다.을사년은 1905년에 이완용 등 을사오적이라 부르는 친일 고관들을 앞세워 강제로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빼앗은 해이다. 을사년은 우리나라 민중들에게는 가장 치욕스러운 해이다. 이러한 사건으로부터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흐린 것을 을사년스럽다고 하던 것이 지금의 을씨년스럽다로 된 것이란다.

참고2: 10간
갑甲 을乙 丙병 丁정 戊무 己기 庚경 申신 壬임 癸계

12지
子자 축丑 寅인 卯묘 辰진 사사 午오 未미 申신  유유 戌술 亥해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10간과 12지를 묶으면 60경우가 나온다.
갑자/을축/병인/정묘/무진/기사/경오/신미/임신/계유/갑술/을해/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