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5.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12월 7일)

우리 각자에게 묻는다. "너 어디 있었느냐?" 특히 오늘 2024년 12월 7일에 '아이에카'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각자 우리는 우리 사회가, 우리 공동체가 위험에 처했을 때 하여야 할 절대 중요한 질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성경에서 하느님이 하신 첫 질문이 '아이에카(ayyeka)'이다. 이 말은 '너 어디 있느냐?' 이다. 이 질문은 인간에게는 마땅히 있어야 할 곳이 있다는 뜻을 품고 있다. 이 문장에는 동사가 없으니 시제가 없다. 이 문장은 다음과 같이 세 개를 의미한다.
▪ 너는 지금 너에게 어울리는 장소에 있느냐? (네가 어디에 있느냐?)
▪ 너는 어제 너에게 어울리는 장소에 있었느냐? (네가 어디에 있었느냐?)
▪ 너는 내일 네가 가야 할 곳을 알고 있느냐? (네가 어디에 있을 거냐?)
죄를 범하고 숨어 있는 아담에게 하느님이 하셨던 위의 질문은 육체의 위치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아담의 죄로 인해 하느님과의 교제가 끊어진 현실에 대한 비탄의 음성으로 아담에게는 현재 주어진 현재 상태에 관한, 특 현재 영적 상태인, 양심을 스스로가 자각하고 있는 지에 관한 내용의 질문이었다. 아담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스스로 알고 있는지? 그 현실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 질문은 오늘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질문이기도 하다. 삶을 살아가며 성과를 내야 하고, 결과를 만들며 성공을 꿈꾸는 우리들, 자기 계발과 같은 자기 발전을 생각하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욱 나아지기를 계획하고 노력하며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어느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는 우리에게 '출발 지가 어디인가?' 라는 현실 인식의 질문은 '자가 진단'의 관점에서도 너무 중요한 질문이다. 그 출발 지를 잘 알아야 우리는 올바른 방향 설정을 할 수 있다.
'어디'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깨닫고 도달해야 하는 완벽한 자기만의 장소, 신이 개인에게 할당한 장소를 의미한다. 그 사람이 자주 가고, 거주하는 장소는 그 사람을 의미한다. 나의 정신과 육체는 내가 자주 가는 곳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장소는 내가 사는 집을 수도 있고,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내가 자주 들르는 인터넷 사이트일 수도 있다. 나의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장소, 그것이 곧 나의 수준이다. 이 질문을 다음과 같이 확장하였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어디에 계십니까?, '그대로 있어도 괜찮은 겁니까?', '이대로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괜찮은 겁니까?' 그리고 마지막 질문, 언젠가 다가올 우리의 마지막 날에 "네가 어디에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마아트'이다.
고대 이집트 인들은 우주와 자연의 원칙을 깨닫고 그것과 자신의 사명을 일치 시키는 것을 최선의 삶으로 알았다. 그것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 피라미드이다. 피라미드는 2톤이 넘는 정사각형의 돌을 200만 개 이상 쌓아 올려 만든 이집트 건축물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건축물이 5,000여 년 동안 여전히 건재 하는 것은 피라미드가 전체 구조의 중심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피라미드가 지면과 지상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그것의 가시적인 중심이 아니라, 실질적인 중심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라는 거다. 이집트 인들은 이 중심 점을 '마하트'라고 부른다.
‘마아트(maat)'는 고대 이집트어로 ‘자신의 고유 임무’ 혹은 ‘일생 동안 마쳐야 할 의무’라는 의미다. 우리는 개인이 지켜야 할 마땅한 '법'을 '도리'라 한다. 그리고 이 '도리'의 일부를 문자로 기록하여 한데 묶어 '법'이라고 부른다. 수메르 문명은 그 법을 메(ME), 이집트 문명은 '마아트(MAAT), 인도 문명은 르타(Rta), 히브리 문명은 토라(Torah), 중국 문명은 도(道, Dao)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그리고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이다.
'마아트'는 우주의 균형이자 원칙이며,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조화이다. 또 그것은 개인의 일생에 있어서 반드시 추구해야 할 최선의 삶이기도 하다. 이 '마아트'는 하느님이 인간에게 던진 첫 질문 '아이에카(너 어디 있는냐?)'에 대한 응답이 된다. 왜냐하면 인간이 처해진 삶의 상황에 지혜롭게 대응하여 삶의 중심을 찾고자 하는 것은 하느님의 질문에 답하는 인간의 숭고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심란하다. 그런데, 오늘도 이미 한 약속이 있다. 내 지론이 있다. 산다는 것은 어떤 약속을 지키는 것의 연속이다. 그렇게 살다가, 그날 주어진 일을 하다가 죽는 거다. 특별한 삶, 특별한 죽음은 없다.
아침부터 SNS에 귀를 모으고,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알고 싶은데, 그중 목수정 페친의 글이 가장 위로가 된다. "오늘 윤석열 탄핵하고, 윤석열과 그의 충암고 동창 반란범들, 김건희를 감옥에서 평생 썩게 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이할 것이다. 뻔뻔한 사기꾼 콜걸의 손끝에 온 나라가 놀아났던 시간, 너무나 치욕스러웠다. 국정원 제1차장이 대통령의 터무니 없는 지시를 “미친놈”이라 개무시하고, 따르지 않았다는 대목에서 우리 나라의 민주주의가 그래도 많이 성장했구나 느낄 수 있었다. 권위적 지도자의 광기가 발광을 해도 상식적 공화주의자들이 제자리를 지킨다면 우린 더 이상 과거의 그 암담한 시절로 회귀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집권을 한다해도. 프랑스 언론들은 일제히 오늘 윤석열의 종말을 점치고 있다."
나는 우주의 원리 그리고 하늘을 믿는다. 세상에 모든 것은 극점에 이르면 반드시 돌아간다는 "극즉반(極即反)"을 믿는다. 정점에 도달하면 내려올 일 밖에 남지 않고, 반대로 최저점으로 추락하면 올라갈 일만 남게 된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란 말도 있다. 어떤 일이든 극에 달해야 반전이 생긴다는 거다. 난 세상에 정의가 있다고 믿는다. 거짓은 유통기한이 있다. 정점에 달하면 스스로 드러난다고 믿지만,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 나는 어두움은 빛을 이기지 못하듯이, 거짓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고 믿는다.
불안하다. "길 잃은 날의 지혜"를 구한다. "마아트"가 우리 모두에게 회복되었으면 한다. 오늘 한 번 더 하늘을 믿는다.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
▪ '하늘의 그물은 넓어서, 성기기는 하나 새지 않는다.
▪ 하늘의 그물은 구멍이 촘촘하지 못해 엉성하지만 오히려 빠져나가지 못한다.
▪ 하늘이 모르는 죄가 있는 듯하지만, 벌 주기에 적당한 때를 선택할 뿐이다.
큰 물고기는 홀로 다니지만, 작은 물고기는 떼를 지어 다닌다. 작은 물고기는 서로 뭉쳐 돕지 않으면 큰 물고기한테 다 잡혀 먹히고 말 것이다. 하지만 큰 물고기도 수명이 다해서 죽거나 그물에 걸려 잡힐 때가 있다. 그걸 알아야 한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어도 빠져나갈 수 없다. 사람의 손길은 피할 수 있어도 신의 손길은 피할 수 없다. 하늘의 섭리는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작동하고 있다. 미국의 역사학자 찰스 비어드(Charles A. Beard 1874~1948)는 이렇게 표현했다. “하늘의 맷돌은 천천히 돌아가지만 갈지 않는 것이 없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않는 정치인들은 "하늘의 맷돌"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난 그들에게 지혜가 회복되길 기도한다.
길 잃은 날의 지혜/박노해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은 작은 옮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십시오
작은 것 속에서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다른 글들은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네이버에서 '우리마을대학협동조합'를 치시면, 그 곳의 출판부에서 볼 수 있다. 아니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blog.naver.com/pakhan-pyo 또는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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