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이번 주로 노은 소소한연구소의 '취미한잔" 미술 강의 8주가 끝났다. 양정무 교수가 쓴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1 - 원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미술』을 꼼꼼하게 함께 읽는 것이 강의였다. 인류 문명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미술에 대한 나의 사유가 확장되고, 상승했다. 오늘부터 3일 동안 메소포타미아 미술 이야기를 공유한다.
메소포타미아라는 말은 '메소(중간)"와 '포타미아(강)'이 합쳐진 말이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두 강이 자연적으로 가져다 주는 비옥한 토지로 인하여, 그곳은 기원전 약 6,000년 구석기 시대에 인간이 정착 주거하기 시작한 이래 점차 인류 고대 문명의 발상지의 하나로 발전하였다. 척박한 땅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도시를 세우고 문명을 일궈온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미술을 자신을 지키는 방패이자 통치의 생명성을 부여하는 무기로 사용하는 법을 알았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은 동으로는 이란, 서로는 이스라엘까지 포함하는 지역이다.
메소포타미아 미술은 이집트 미술에 비해 투박하다. 미술은 그저 보기에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만 의미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살아온 방식이 미술에 녹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미술을 통해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 볼 수 있다. 오늘 아침은 메소포타미아 미술의 몇 가지 특징들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다.
▪ 물을 지배하는 자가 자기 권력을 얻는다. 사막과 습지를 다스리기 위해 물길을 개척하는 게 문명의 형성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수로를 건설하는 것은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고, 그 노동력을 체계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할 필요가 생기고, 그를 위해 이 지역에 어마어마한 정치권력을 가진 집단이 그 역할 수행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집트(기원전 3,000년경 상 이집트 나메르 왕이 하 이집트를 정복해 통일)와는 달리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두 강을 따라 저마다 지역의 패권을 잡으려고 경쟁했다. 저마다 고립된 공동체로 성격이 강했다. 다양한 도시들이 난립하여 서로 경쟁하고 분쟁했던 특수한 정치적 배경이 메소포타미아 미술의 특징을 결정한다.
▪ 메소포타미아가 발명한 것들 중 아직까지도 매우 소중한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달력, 바퀴와 쟁기, 돛단배, 화폐, 법전, 맥주 그리고 도시들이다. 도시는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사냥감을 쫓아다니거나 열매를 따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아무 곳에 정착한 게 아니라 농사가 잘되는 곳을 선택했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의 중, 하류 지역이 그런 곳이었다. 심은 곡식의 80배를 수확했다. 10세기 중세 유럽이 심은 곡식의 고작 5배를 수확했다고 하니 그 양을 가름해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먹고 남는 곡식’. 즉 잉여생산물이 생긴 것이다. 이 말은 모든 사람이 식량 생산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어졌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누군가가 식량을 생산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 식량을 먹고 살면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사회를 운영하는 지배층, 종교적 의식을 주관하는 사제들, 지역과 지역의 물류를 이어주는 상인들, 이들을 적으로부터 지켜줄 군인들, 이 모든 일에 쓰일 도구를 만들어 내는 장인들까지 다양한 집단이 생겨났다. 이를 농업혁명이라 부른다. 또는 도시 혁명이라 부른다.
▪ 도시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게 되었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다. 농업혁명 결과, 사회적 구조가 어느 정도 복잡해지고 공동체의 규모를 비롯해 작동과 운영 원리까지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비로소 도시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문명이라는 civilisation의 어원도 도시화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문명의 제 1조건은 도시의 형성이다. 왜냐하면 대규모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수로 관리가 필수적이고 수로 관리를 맡은 정치권력의 등장은 도시 형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이집트처럼 거대 왕국을 수립하지는 못했지만, 인구 1만명에서 10만명에 이르는 거대 도시들을 수없이 건설했다.
▪ 인류 최초의 도시 미술은 백색 신전의 도시인 우르크를 살펴보아야 한다. 백색 신전의 단은 사각뿔대 모양으로 생겼고, 뿔 대의 네 개 꼭지점은 각각 동서남북 네 방위를 가리킨다. 거대한 탑의 형태로 지어졌는데, 이를 ‘지구라트’라고 한다. 지구라트는 각 도시의 상징물이다. 도시마다 자신들의 수호신을 정해 놓고 그 수호신을 위한 지구라트를 지은 것이다. 신을 만들어 모르는 사람끼리 협력하는 것이다. 이집트 사람들이 환생이나 영원불멸을 믿었던 것에 비해,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자연현상을 기준으로 한 신앙 체계를 갖고 있었다. 이 신앙체계를 만들어낸 것은 수메르사람들이지만, 수메르 도시들이 몰락한 이후에도 신앙체계는 이어져 아카드인이나 아시라아인 등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다른 민족들에게도 전승된다. 그래서 이 지역을 메소포타미아라는 하나의 문명으로 묶는 이유이다.
▪ 이집트의 종교는 현세보다 내세를 중요하게 여겼다. 조각상만 해도 영혼이 깃들 수 있는 영원한 집을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제작했다. 반면, 메소포타미아 종교는 현세의 삶에 초점을 둔다. 메소포타미아의 신들은 농사의 풍년이나 전쟁의 승리와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의 해결을 도와주는 존재였다. 고대의 많은 사회가 그랬듯이, 메소포타미아의 신앙생활도 삶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예컨대 초기 수메르에서는 전쟁을 주관하는 지도자 말고도 종교의식을 주관하는 사제가 따로 있어서 왕과 같은 역할을 하며 정치권력을 행사했다. 나중에는 둘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최고 사제가 곧 왕이 되는 완전한 제정일치 사회가 되었다. 메소포타미아의 미술 작품은 신앙심의 증거인 동시에, 도시라는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가게 된 사람들이 남긴 흔적이자 그들의 염원을 보여주는 증거물이라 할 수 있다.
갈 길이 멀다. 수메르인이 세웠던 최초의 도시국가들로부터 아카드와 우르 제3왕조, 구바빌로니아와 히타이트, 아시리아, 신바빌로니아에 이르기까지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제패했던 다양한 민족의 역사 흐름을 알아야 한다. 난 겨우 페르시아만 좀 알고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혼란을 일단락시킨 진정한 승자가 페르시아였다. 지금의 이란 지역에서 발흥한 조그만 나라가 이 치열한 전쟁터를 제패하고 오랫동안 평화와 안정을 유지했던 것이다. 어떻게 그랬을까? 궁금하면, 내일을 기다리시라.
최고의 부와 권력을 누린 고대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은 오만해 빠진 자신의 신하에게 이런 부탁을 한다. "왕인 내가 가지고 있는 않는 것이 딱 하나 있다. 이 세상에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마술 반지가 있다고 들었다. 그 반지는 슬픈 사람을 기쁘게 하고, 기쁜 사람을 슬프게 하는 반지이다. 6개월의 시간을 줄 테니 구해 오너라." 6개월이 거의 다 되어도 그 반지를 찾지 못한 신하는 막판에 한 노인으로 부터 반지를 하나를 얻는다. 그 반지에는 히브리어로 '감 쩨 야아보르'의 첫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 말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건강검진으로 겁 먹고 있었는데, 이 또한 지나간 아침이다.
12월은/하영순
해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한 장 남은 달력 속에 만감이 교차한다.
정월 초하룻날 어떤 생각을 했으며 무엇을 설계했을까
지나고 보면 해 놓은 일은
아무것도 없고 누에 뽕잎 갉아먹듯
시간만 축내고 앙상한 줄기만 남았다
죄인이다 시간을 허비한 죄인
얼마나 귀중한 시간이냐
보석에 비하랴
금 쪽에 비하랴
손에든 귀물을 놓쳐 버린 듯
허전한 마음
되돌이로 돌아올 수 없는
강물처럼
흘러버린 시간들이 가시 되어 늑골 밑을 찌른다.
천년 바위처럼 세월에 이끼 옷이나 입히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문틈으로 찾아드는 바람이 차다
서럽다!
서럽다 못해 쓰리다
어제란 명제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가?
#인문운동가_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_시하나 #하영순 #복합와인문화공간_뱅샾6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지금도 밤에 산속이나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다면 북극성을 찾아 방향을 판단하면 된다. (2) | 2024.12.07 |
|---|---|
| 개 중에 제일 무서운 개가 '편견'이다. (4) | 2024.12.07 |
| 기회는 행운과 같은 것이다. (3) | 2024.12.07 |
| 그래도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4) | 2024.12.07 |
| 글쓰기는 나를 아끼는 최고의 방법 (5) | 2024.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