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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내가 꿈꾸는 우리 사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꿈꾸는 우리 사회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1) 공동체의 힘을 잃지 않는 것이다. 서로를 배려하고, 공공 질서를 지키고, 나누는 마음들이 있었기에 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우리는 막아낼 수 있었다. 언택의 삶은 지속되지 못한다. 사람은 만나야 한다. 그래 작은 마을 공동체 속에서, 로컬택(동네 사람들끼리 만남)이 대안이다. 이를 위해 공동체를 만들고, 회복하여 그 힘을 길러야 한다.

(2)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들은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변화를 준비하고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그렇다고 이 위기를 피해 가기도 어렵다. 설사 죽음의 고비를 넘긴다고 해도 새로운 기회가 저절로 찾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3) 정부나 정치권은 위기의 시대에 리더십과 분권의 의미를 되물을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상대적으로 극복한 국가들의 공통점은 공동체에 대한 시민의 충성과 가용자원을 효과적으로 동원하는 한편 이를 시스템화 하는 리더십의 기획설계(top level design) 능력이었다. 새로운 거버넌스를 준비해야 한다. 작은 지방 정부나 시민 공동체에 회복력을 갈러 주어야 한다.

(4) 경제적인 면에서, 지구 화되고 긴밀하게 연결된 곳일수록 오염이 심화한다는 점에서 유동성을 최대한 줄이고 미래를 과감하게 수용할 수 있는 스마트 도시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 깔린 사회 신경망인 온라인이 이를 충분히 연결해줄 것이다.

(5) 사회적인 측면에서, 시장과 공공성을 동시에 보는 안목을 틔우는 일이다. 지방정부와 시장 맹신주의의 결합은 공공의 가치를 몰아내면서 최악의 조합을 만들 수도 있다. 이탈리아 남부의 황폐한 공공의료현장이 바로 그 사례이다. 정치와 민주주의의 질을 높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가 미래로 가는 열쇠를 쥐고 우리에게 길을 묻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고 치료제가 생산된다 해도 미래로 열린 창은 닫히지 않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떨어진 몸에 기생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중증 기저질환을 도려내고 관행과 습관이 지배한 시대정신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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