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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토요일에 만나는 와인 이야기

독일의 포도품질은 포도 수확 시기가 좌우한다. 독일의 여름은 신선하고 짧지만 가을은 긴 편으로 늦게는 11월 말까지도 포도를 수확한다. 포도 따는 시기를 늦출수록 포도의 당분 함량은 많아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포도를 원료로 하여 와인을 만들 경우 그만큼 좋은 품질의 와인이 생산되는 것 또한 당연하다. 프랑스에서 와인 분류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포도밭의 지리적 위치이지만 독일에서는 단위면적당 수확량과, 수확시기 그리고 수확당시 포도 속의 당분 함유량을 등급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당도가 높은 경우 높은 수준의 알코올을 얻을 수 있고 품질 좋은 와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일은 스파클링 와인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최대 소비국이기도 하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은 젝트(Sekt)라고 불리는데, 프랑스의 샴페인과는 달리 병 속에서 탄산가스를 생성시키지 않고 탱크 속에서 가스를 만들어(샤르마 방식) 내기 때문에 값은 비교적 싸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다. 주로 리슬링과 뮐러 투르가우를 사용한다.


그럼 지금부터는 독일 와인의 등급을 살펴본다. 독일 와인의 등급은 가장 최고급 와인은 QmP(Qualitätswein mit Prädikat-크발리테츠바인 미트 프래디카드, 포도 수확 시기에 따라 다시 여섯 단계로 나뉨)라 부르고, 한 단계 낮은 등급이 QbA(Qualitätswein bestimmter Anbaugebiete, 크발리테츠바인 베슈팀터 안바우비테)로 독일 와인의 65%가 이에 해당한다. ‘지정된 지역에서 나는 품질 좋은 와인’이라는 뜻이다. 독일 전국에 13개의 생산지가 QbA로 지정되어 있다. 1971년 독일 와인을 규제하는 기본법에 기초하여 처음으로 11개의 와인 산지가 지정된 바 있고, 1989년 독일이 통일되면서 동독의 2개 지역이 추가되어 오늘날 13개의 와인산지가 되었다.
그 지역은 다음과 같다. 모젤-자르-루버(Mosel-Saar-Ruwer), 라인헤센(Rheinhessen), 팔츠(Pfalz), 라인가우(Rheingau), 나에(Nahe), 미텔라인(Mittelrhein), 뷔르템베르그(Wurttemberg), 바덴(Baden), 헤시세쉐 베르그슈트라세(Hessische bergstrasse), 프랑켄(Franken), 잘레 운스트루트(Saale-Unstrut), 작센(Sachsen), 아르(Ahr).


해당 지역의 특성과 맛을 보장할 수 있게끔 와인이 양조되며 정부 및 지역 심사관의 규제가 따르게 된다. 그 다음 등급은 값이 싸고 일상적으로 마시는 타펠바인(Tafelwein)과 이보다 개성이 강한 란트바인(landwein)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등급들은 라벨에 표기되기 때문에 와인을 선택하는데 참고가 된다. 타펠바인은 독일의 테이블 와인으로 여러 포도품종을 섞어 만든 이른바 블렌디드 와인이며 발효과정에서 설탕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란트바인은 프랑스의 뱅 드 뻬이(Vin de pays)와 같은 범주로서 규제가 거의 없거나 아주 느슨한 편이다. 이 등급 와인은 17개의 란트 바인 지역에서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다.

현재 독일 와인은 ‘German Wine 2020’이라는 슬로건 아래 많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조금은 어렵게 다가갔던 복잡한 품질의 등급이나 라벨 표기법 등을 간소화하며 능동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예를 들어, 드라이한 독일 와인의 새로운 품질 등급인 ‘클래식(Classic)’과 ‘젤렉치옹(Selektion, 영어 표기로는 Selection)’은 와인 법에서 정한 모든 규정을 지켜서 만든 드라이한 와인이라는 보증이다. 달콤한 맛에 식상한 독일인들은 VDP(독일와인 생산자 조합)의 주도 하에 드라이 와인을 위한 한시적인(2010년) 등급 체계를 만들었다. 이렇게 간단한 이름을 붙인 이유는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미도 있다.
• 클래식: 지역과 스타일을 생략한 깔끔한 라벨. 중가 와인. 알코올 도수 최저 12도
• 셀렉션(독일어로는 젤렉치옹, Selektion): 개별 포도원 표시 허용. 고급 와인.

뿐만 아니라 여태까지 독일은 프랑스가 갖고 있는 그랑 크뤼와 같은 등급제도가 없었다. 2000년 9월1일부터 라인가우 지역에서 등급을 표지하는 제도가 새로이 도입되었다. 즉 1999년 빈티지부터 이를 적용하고 있다. 최초로 ‘일등급 포도원’의 제도가 시행된 것으로 바로 ‘에르스테스 게벡스(Erstes Gewächs, 프랑스식으로 하면 Premier Cru)의 표지를 와인 병 하단에 표기하고 있다.

Tip: 와인에 쓰이는 독일어
• 로트바인(Rotwein): 레드와인
• 바이스바인(Weisswein): 화이트와인
• 로제바인(Rosewein): 로제와인
• 야아강(Jahrgang): 빈티지
• 켈러(Keller): 와인 저장고
• 슐로스(Schloss): 와인 만드는 곳, 성이라는 뜻
• 바인구트(Weingut): 포도 재배 겸 양조업자(회사)
• 바인캘러라이(Weinkellerei): 와인 만드는 곳
• 복스보이텔(Bocksbeutel): 프랑켄 지방에서 사용하는 둥근 모양의 병 이름
• 퓌어 디아베티커 게아이그네트(Fűr Diabetiker Geeigner): 당뇨병 환자용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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