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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有眞人 而後有眞知(유진인 이후유진지)"

이 말은 '참된 사람이 있고 난 다음 에야 참된 지식이 있다'는 것이다. 장자가 말하는 진인, 즉 진실한 사람은 참된 사람이고 '위대한 개인'이다. 즉 참된 사람이 되려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달라지면 세계를 보는 눈이 달라지고, 세계를 보는 눈이 달라지면 삶에 대한 관점도 달라지며, 그에 따라 사람의 태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식만으로는 완전한 것이 못 된다. 장자가 말하는 진인은 우주의 법칙에 따라 자연에 순응한 채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 모습들을 열거해 본다. 우선 '8불(不)'이다.

(1) 불역과(不逆寡): 적다고 해서 거절하지 않는다. 이는 역경이나 실패에 처해서도 그것을 거스리지 않고 주어진 대로 받아들인다. 여기서 역은 '거절하다'란 뜻이다.
(2) 불웅성(不雄成): 꿈(功)을 이루어도 뽐내지 않는다. 여기서 웅은 '자랑하다, 뽐내다'이다.
(3) 불모사(不謨士): 인위적으로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 모든 일을 자연에 맡긴다. 여기서 사(士)는 사(事)와 같다.
(4) 과이불회(過而不悔): 일이 실패하여도 후회하지 않는다.
(5) 당이불자득(當而不自得): 일이 합당하게 이루어져도 우쭐거리지 않는다. 일의 성패에 마음을 기울이지 않는다. 즉 일의 성패 때문에 후회하거나 좋아하지 않는다.
(6) 등고불률(登高不慄): 높은 데 올라가도 두려워 떨지 않는다.
(7) 입수불유(入水不濡): 물 속에 들어가도 젖지 아니한다.
(8) 입화불열(入火不熱): 불 속에 들어가도 뜨거워 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앎이 도(道)의 경지에 오른 사람과 같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장자가 말하는 진인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변화하는 바깥 세계에는 관심이 없고, 집착하는 게 없으니 시비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는 외물에 구애받지 않으니 근심걱정을 모르며, 잠자리에서는 꿈조차 꾸지 않는다. 이처럼 우주의 법칙에 따라 자연에 순응한 채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모습을 다시 또 열거해 본다. 다음과 같이 4가지 모습을 보인다.
(1) 기침불몽(基寢不夢): 잠잘 때에는 꿈을 꾸지 않는다. 마음과 몸이 외부 사물에 끌려 다니지 않기 때문에 잠잘 때 꿈을 꾸지 않는다.
(2) 기교무우(基覺無憂): 깨어 있을 때에는 근심이 없다. 만나는 모든 걸 합당하게 여기서 편안한 거다.
(3) 기식불감(基食不甘): 먹을 때에는 달게 여기지 않는다. 스스로 도를 즐기기 때문에 세속적인 맛을 추구하지 않는다.
(4) 기식심심(基息深深): 숨은 길고 길다. 마음이 안정되어 있기 있기 때문에 숨이 조급하지 않다. 숨이 깊다는 것은 숨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는 말이다. 마음이 태연하여 외부 세계에 의해 동요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진인의 숨쉬기는 다르다. "진인지식이종, 중인지식이후(眞人之息以踵, 衆人之息以喉)"하여 "굴복자 기익언약와(屈服者, 基嗌言若哇), 기기욕심자(基耆欲深者), 기천기천(基天基淺)"하다. '진인의 숨은 발뒤꿈치까지 미치는데, 보통 사람의 숨은 목구멍까지 미칠 뿐이다. 남에게 굴복하는 사람은 목 메인 듯 아첨하는 말소리가 마치 토하는 것 같고, 욕망이 갚은 사람은 자연의 기틀이 얕다'는 말이다. 숨이 발뒤꿈치까지 미친다는 것은 숨이 길고 편안하다는 거다. 목구멍으로 숨을 쉰다는 것은 숨이 가쁘고 조급하여 목구멍까지 만 미친다는 거다. 여기서 천기(天機)는 자연의 기틀로 생명을 지속시키는 근본을 말한다. 그러니까 기욕(嗜欲)과 천기는 서로 반비례 관계에 있으므로 기욕을 줄이는 것이 천기를 지속시키는 방법이다.

이어지는 진인 이야기, 더 나아가 성인 이야기는 내일로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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