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틈나는 대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2권을 다시 읽었다. 언제 읽어도 즐겁고, 새롭게 다가온다. 그리고 <우리마을대학>의 설립에 도전하는 즐거움이 크다. 돈키호테처럼 도전하고 싶은 거다. 창의적 도전은 집단적으로 함께 내달리던 정해진 방향에서 급선회하던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믿는다. 전진(前進)하다 역진(逆進)하는 사람은 두 방향을 다 경험하지만, 이 경험의 여정에는 전진과 역진이 교차하는 신비한 지점이 탄생할 수밖에 없다. 이 지점이 바로 문화적이고 창의적이며 인간적인 활동의 시작되는 것이다. 이게 인문정신을 가진 자들의 활동이기도 하다. 이런 인문정신에서 나오는 창의력를 통해, 우리 인간은 변화를 야기한다. 그리고 변화를 야기하려고 시도하는 인간에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주체적이라고 말해준다. 반대로 누군가가 야기해 놓은 변화를 수용하거나 답습하기만 하면 종속적이라고 말한다.
"변화를 야기하는 쪽은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주체적이고, 변화를 수용하거나 답습하는 쪽은 종속적이다. 자유로운 인간은 한 곳에 멈춰 서서 머무르지 않고 별 소득이 없어 보여도 애써 어디론 가 건너간다. 이것을 문화적 활동이라고 한다. 이런 인간이 진짜 인간이다. 문제는 그들이 건너갈 그곳은 익숙한 문법으로는 아직 해석되거나 이해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곳은 무섭고 이상하다고 소문이 난다. 여기에 무모한 도전과 모험을 쑤셔 넣어 무서움에 균열을 내며,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고, 닿지 않는 별을 잡으려 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진짜 인간이다. 진짜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다. [그런] ‘건너 가기’를 시행하는 자가 건너가는 자신을 직접 자각하고 경험할 때 그는 매우 ‘신비한 요동’ 속으로 빠지는데, 그것이 바로 황홀경이다. 이를 영어로 엑스터시라고 한다. ecstasy(황홀경)은 정해진 현재의 상태(stasis)에서 다른 곳으로 건너가는(ex) 자에게 오는 신의 선물이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여정을 떠나기 란 쉽지 않다. 과거가 나를 안정과 편안이라는 이름으로 유혹한다. 이 유혹을 떨쳐내려면 불편하고 낯선 미지의 세계로 자신을 진입시켜야 한다. 어제의 상태로부터 자신을 강제로 이탈시키는 행위를 '엑스터시(ecstasy)'라고 한다. 엑스터시는 흔히 무당이 경험하는 입신의 경지나 마약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는 '자신의 과거나 사회가 부여한 수동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가려는 투쟁'을 의미한다. 무아의 상태로 진입하려는 마음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건너가는 자’는 아직 명료하게 해석되지 않은 것이 주는 공포와 위험(險)을 뒤집어쓰지(冒) 않을 수 없다. 모험(冒險)이다. 이러하니 모험(冒險)은 인간이 존재론적 의미에서 위대한 탑을 쌓는 첫 번째 벽돌이다." (최진석, 새말새몸짓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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