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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심연은 이제껏 발을 들인 적 없는 미지의 땅이다.

배철현 교수의 <심연>을 읽으며, "위대한 개인"되기 프로젝트 (15)
"위대한 개인이 위대한 사회를 만든다."

"인류의 모든 문제는 홀로 방에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일어난다." (파스칼)

몰입이란 자신을 새로운 시점, 높은 경지로 들어올려 그곳에서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연습이며, 군더더기를 버리는 행위이다. 몰입이란 알게 모르게 편견과 고집으로 굳어버린 자신을 응시하면서 그것을 과감히 유기하는 용기이다.

버려야 몰입할 수 있다.
완벽이란 더 이상 버릴 것이 없는 가장 단순한 상태이다.
구태의연한 것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나는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래된 나로 살아갈 것이다.
과거가 되어버린 나, 정체된 나, 죽은 나의 삶을 반복하게 된다.

심연은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곳, 태초에 샘물이 용솟음쳐 광활한 바다를 만들었다는 세상의 배꼽이다.
이 심연의 존재를 알고 운명적인 여정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한다.

인간만이 죽음을 인식하고 준비한다.
죽음은 인간의 삶을 가장 빛나게 해주는 신의 선물이다.
그들은 죽음을 극복한 한 영웅 '길가메쉬'의 이야기를 듣는다.
길가메쉬는 수메르어로 '노인이 청년이 되었다'라는 뜻이다. 길가메쉬는 실제로 기원전 27세기 수메르 왕이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인류 최초의 영웅 서사시이다. 이 이야기는 길가메쉬라는 영웅이 영생을 찾기 위해 바다 속 심연으로 내려가 불로초를 따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인간의 궁극적인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다.


길가메시는 영생을 찾아 목숨을 건 숭고한 여행에서 깨닫는다. 영생이란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순간을 사는' 기술, 즉 영생을 추구하는 삶 자체라는 것을.

불멸을 찾아 나선 길가메시의 여정은 허무하게 끝이난다. 하지만 여정의 끝은 또 다른 시작, 즉 불멸의 시작이기도 하다. 갈가메시는 자신만의 심연 여행을 통해 불멸의 비밀을 알아낸다. 그것은 불멸을 추구하고 심연의 여정을 떠나는 그 순간이 바로 영생이라는 깨달음이다.

영웅이란 두려움 없이 여정을 시작하는 사람이다. 또한 신에게 도전하고 자신의 심연을 보는 사람이다.
길가메시는 먼 길의 여정에서 그리고 죽음의 고통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생명의 힘을 얻었다.

오늘도 하루의 여정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