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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오만은 자신에게 닥쳐오는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배철현 교수의 <심연>을 읽으며, '위대한 개인'되기 프로젝트 (14)
"위대한 개인이 위대한 사회를 만든다."

"바보는 자신이 지혜롭다고 생각하고 지혜로운 자는 자신이 바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오만은 현재 자신이 누리고 있는 혜택이나 특권을 스스로 성취했다고 착각하는 마음이며, 인간에게 비극을 가져다주는 첫 번째 단추이다. 그리스어로는 휴브리스(hubris)라고 한다. 휴브리스는 초심을 잃었을 때 반드시 따라오는 극도의 자만심이자 과도한 자기 확신의 마음 상태이다. 휴브리스라는 병에 걸리면 그 사람은 곧바로 눈 뜬 장님이 된다. 두 눈을 부릅뜨고 직시해야 할 현실 감각을  상실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기 시작한다. 이를 그리스어로 '아테(ate)'라고 한다. 아테는 '장님성'을 의미한다. 눈앞의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해서 자신에게 닥쳐오는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자신의 할 일을 알아보지 못하는 장님이 되어버린 것이다.

혁신가는 자신이 있어야 할 시간과 장소를 헤아리는 사람이다.

오만에 빠져 눈 뜬 장님이 되었을 때 찾아오는 불행이 있다. 이 불행을 그리스인들은 '네메시스(nemesis)'라고 한다. '네메시스'는 흔히 복수로 번역되는데, 원래 그것은 '내가 당연히 감수해야 할 그 어떤 것을 받는 것'이다. '네메시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앙갚음, 보복 등의 의미가 아니다. 내게 주어진 일을 하지 않았을 때 감수해야 하는 어떤 것을 의미한다.

오만해진 이카루스의 추락, 구글에서 사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