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한다. 그때부터 인간이 된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의 충격 속에서, 직접 접촉하지 않는 언택트(untact)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지금 사람과 사람이 제대로 만날 수 없는 시대, 아니 가급적 만나지 않을 것을 권장 받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지금 국가와 지방정부로부터 ‘대화 자제’ ‘방문 자제’ ‘2m 거리 두기’ 등등 만남과 모임, 행사를 가급적 자제하라는 문자를  아침마다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리는 가급적 서로 만나지 않고, 대면 대화를 줄이는 ‘언택트 생활'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만나자는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결례인 듯한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사람은 만나야 한다. 사람이 인간이 되기 위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이 존재해야 한다. 우리들의 삶은 삼간, 시간, 공간 그리고 인간 속에서 이루어진다. 인간은 사람(人)자 뒤에 간(間)이 붙는다. 그 인간(人間)은 시간(時間)과 공간(空間) 속에 존재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영원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 속에서 잠시 존재하다가 사라진다. 이 '간(間)'을 우리 말로 하면 '틈, 사이, 간격' 등으로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인간은 영원 시간 속의 짧은 틈과 무한한 공간 속의 좁은 틈을 비집고 태어나, 사람들 틈 속에서 잠시 머물다가 돌아가는 존재이다. 나는 이것을 '삼간(三間)'이라 한다. 그러니 살면서 우리는 그 시간의 틈을 즐겁게, 공간의 틈을 아름답게 만들고, 사람 사이의 틈은 사람 냄새로 채우면서 살아야 인간이 되는 것이다. 사람은 '살다, 삶, 사랑'과 같은 어원이라고 한다. 즐거운 시간, 아름다운 공간에는 반드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사람 없는 시공간은 균형이 깨진 '진짜' 삼각형이 아니다. 사람 혼자서는 틈을 만들 수 없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사람은 만나야 인간이 된다. 그리고 "우정"이 생기고, 쌓인다. 사진은 남원에서 찍은 것이다. 비가 잠시 그친 사이에 세 마리 새가 쉬고 있다. 오늘 아침 글은 부산일보의 천영철 기자의 다음 글을 읽고 사유를 시작한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언택트를 너무 당연시한다는 생각이 든다. 접촉을 금기시하기보다는 정신발달 과정 등 심리적인 문제도 고려하는 ‘입체적인 대책'이 아쉽다. 결혼과 출산율 급감 우려에 따른 초고령사회 가속화 문제는 물론 ‘사회적 외톨이’ 증가 등에 대한 장기 대책도 필요하다. 사회 구성원들도 언택트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면서도 적극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으면 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과 맞닥뜨리더라도 사람과 사람이 접촉하지 않는 것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우정/정호승

내 가슴속에
결코 지워지지 않는 글씨 하나 있다
과수원을 하는 경숙이 집에 놀러갔다가
아기 주먹만한 크기의 배의 가슴에다
머리핀으로 가늘고 조그맣게 쓴 글씨

맑은 햇살에
둥글게 둥글게 배가 커질 때마다
커다랗게 자란 글씨
우정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_박한표 #사진하나_시하나 #정호승 #복합와인문화공간_뱅샾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