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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권력이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누군가 에 의해 잠시 주어진 임무일 뿐이다.

명문가의 가훈 중에 '우리 집안은 정3품 이상 벼슬을 하지 않는다'가 있다고 한다. 고관을 지내면 당쟁(黨爭)에서 죄인으로 몰려 유배나 사약을 받는 수가 많았기 때문 같다. 조용헌에 따르면, "지금도 한국 사회는 당쟁 중이다." 조선 시대에는 인터넷이 없었지만, 지금은 전국민이 스마트폰으로 정치 지도자나 고급 관료들의 일상생활을 감시한다. 여차하면 망신살이고 감옥 가야 한다. 아니면 죽는다. 그는 이렇게 결론을 냈다. "돈과 벼슬은 좋다. 하지만 자기 그릇에 넘치면 위험한 독으로 작용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제어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잘못을 지적 받을 때 수용할 용기"(배철현)가 있어야 한다. "리더가 리더인 이유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도덕적 군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잘못을 지적해 주는 참모가 있고 그런 참모의 충고를 듣고 잘못을 시인하는 용기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리더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 라도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 주는 참모나 친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지적을 수용하여 자신의 삶을 수정하려는 용기가 우리를 한 단계 위로 도약시킨다고 본다. 그러니 그런 지적이나 진심 어린 충고들을 수용할 정도로 자신을 응시하고 자기 절제 수련을 해야 한다.

21세가 한국 사회에 아직도 봉건주의 흔적이 흐른다는 <경향신문>의 최민영 기자 이야기도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라고 본다. 권력자 개인에 대한 숭배에 가까운 '과잉 의전'을 그 흔적으로 본다. 나도 동의한다. 권력을 쥔 이들의 요구대로 의전이 굴러가는 조직은 건강할 수 없다. 직원이 자신의 '심기 경호'나 '욕구 충족'을 위해 근무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을 그렇게 사적으로 부리라고 국민이 세금 내는 게 아니다. 시대가 변했다. 우리 사회는 제도로서 민주화는 이루었지만, 아직도 생활 속 민주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변화가 필요 없는 '고인 물'같은 조직에는 아직도 봉건 시대의 과잉 의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권력을 위임 받은 이들에 대한 엄격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것을 작동시키는 "안전핀"이 부족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시민단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기관으로부터 돈을 얻어 활동하는 사이비 시민단체 뿐이다. 기관으로부터 독립된 시민단체가 사라지고 있다. 이건 우리들의 몫이기도 하다.

권력을 가진 자신은 원래 권력이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누군가 에 의해 잠시 주어진 임무일 뿐이라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 인생이란 무대에서 내려올 때,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자신이 맡은 배역을 충실하고 겸손하게 실천했느냐 에 달려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름다움, 돈, 권력, 명예, 섹스와 같은 것을 소유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인생은 이 다섯 개의 요소와 맺고 있는 관계, 즉 그것들을 체험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행복은 이 다섯 가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증명하는 데 있지 않고, 그것들과 관계의 누림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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