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인문산책
지금은 과학 기술과 예술과 사유의 단계로 상승하여야 할 시기이다.
보이고 만져지는 것보다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이 더 실속 있다.
그러니까 물질적 부자보다 학자가 더 힘이 세다.
학(學)은 '지식'과 이론'이 특정한 대상과 방법으로 묶인 것이다. 여기서 지식과 이론의 힘을 알 수 있다.
고고학적 유물을 많이 가진 것보다 고고학을 가진 것이 더 세다.
고고학적 유물이 많은 이집트보다 고고학이 강한 영국이 더 부유하고 강하다.
유물은 구체적이고 현상적이다. 지식과 이론은 구체적인고 현상적인 것들을 설명해 놓은 것이다.
그러니까 구체적이고 현상적인 것들을 갖는 것보다 그것들을 설명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 더 높다.
학(學)을 가졌다는 것은 세계에 대한 높은 수준의 설명 능력을 가졌다는 말과 같다.
이해해야 설명할 수 있다.
설명하는 능력은 바로 통제 능력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통제 능력은 영향력으로 발휘된다.
통제 능력은 어떤 외부적 권위로부터 지배 받지 않는다.
그래야 내 삶을 내가 주인공으로 주체적으로 살 수 있다. 자유와 독립을 할 수 있다.
그러니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알아야 한다.
그러니까 알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접촉하는 세상을 둘로 나누어 본다. 하나는 구체적인 세계이고, 다른 하는 구체적이고 현상적인 것을 설명하는 세계이다. 영향력과 통제력은 설명하는 것들에게 더 있다. 설명되어지는 것들에게는 덜하다.
설명을 기다리는 것들을 우리는 구체적이고 현상적인 것들이라고 하는데, 그것들을 접촉할 때 인간은 감각을 사용한다.
설명하는 능력이 발휘되어 만들어진 세계, 즉 지식과 이론의 세계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 않는 추상세계이다. 이 세계를 접촉하는 인간의 능력을 사유라고 한다.
당연히 사유의 능력이 감각 능력보다 세다.
보이고 만져지는 세계를 다루는 능력보다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 세계를 다루는 능력이 훨씬 더 세다.
현상적 단계인 기능과 예능을 벗어나 과학 기술, 예술로 상승해야 한다.
기능이란 구체적인 세계를 다루는 높이에서 감각을 사용하여 무엇인가 만드는 활동이다.
기술은 무엇인가 만드는 일이 사유의 높이에서 일어나는 활동이다. 여기서는 과학적 사유가 개입한다. 그래서 기술과학이나 과학기술이라는 말은 성립해도 기능과학이나 과학기능이라는 말은 성립하기 어렵다.
당연히 기술을 가진 사람이 기능적인 높이에 있는 사람보다 더 세다. 기능적 삶은 과학 기술적 삶을 이길 수 없다.
감각의 단계에서 쾌락을 만드는 일을 예능이라 하고, 사유의 높이에서 쾌락을 만드는 일을 예술이라 한다. 예술의 단계에서 즐거움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예능에서 그러한 사람을 압도한다.
지식과 이론과 원리와 법칙들은 대개 예술과 친하고, 현상에 직접 접촉하는 감각의 능력은 예능과 친하다. 즐거움을 예술보다는 주로 예능에서 찾는 데에 습관이 된 사람이나 원리나 법칙이나 이론적인 높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할 수는 없다. 예능에 젖어서는 창의성이나 독립성이나 하는 것들을 가질 수 없다는 뜻이다. 똑같은 의미에서, 기능적인 삶의 태도로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삶을 구가할 수 없다고 말해도 된다.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세계만 진짜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눈에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 세계를 없는 세계 취급하면 자유와 독립과 같은 높은 단계의 것들을 가질 수 없다. 바로 종속적인 단계이다. 이런 단계에서는 '따라하기'에 빠진다.
지금은 과학 기술과 예술과 사유의 단계로 상승하여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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