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참나'를 찾는 여행
사자성어로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태어날 때 그 알이 저절로 깨지는 것이 아니라 병아리가 알 속에서 먼저 껍데기를 톡톡 치고, 이를 알아차린 어미가 바깥에서 동시에 알을 쪼아야 병아리가 무사히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너와 나, 안과 밖이 만나 생명이 태어난다. 그리고 "동시"도 중요하다. 두 화살이 빅겨나지 않고 딱 맞아 떨어져야 한다. 시간과 공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언 대지를 녹이는 봄기운이 초목의 싹을 틔우고, 얼었던 강이 풀리기 시작하면 강의 얼음장들이 자글자글 낮은 소리를 내면, 알 속의 병아리가 껍데기를 깨면서 어미를 부르는 낮은 울음소리를 들으면 어미닭은 즉시 병아리를 위해서 껍질을 쪼아준다. 이렇게 병아리와 어미닭이 안에서 밖에서 동시에 쪼아 껍데기를 깨뜨리는일을 '줄탁동시'라 한다.
이 두가지가 동시에 행하여지므로, 수행승의 역량을 담박 알아차리고 바로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스승의 예리한 기질을 비유하고, 또한 사제간(師弟間)의 인연이 어느 기회를 맞아 더욱 두터워지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쓰다보니,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 생각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신영복 선생님의 정갈한 글씨로 쓰인, 제가 좋아하는 "줄탁동시" 사자성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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