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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모든 일은 꿈꾸고 상상해야 이루어진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는 형편이 되면 낮잠을 즐긴다. 그건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그런데, 가끔 나는 낮잠이 아니라, 밤잠인 줄 알 정도로 숙면을 한다. 그만큼 깊은 낮잠을 잔다는 뜻이다. 그땐 나도 시인처럼 "꽃을 보내고 남은 나무가 된다."

옛날 할머니는 낮잠 자는 동생의 얼굴에 장난으로 그림칠을 못하게 했다. 자는 동안 나들이 나갔던 혼(魂)이 주인을 못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난 꿈은 잘 꾸지 않는다. 꾼다 해도 깨자 마자 잊어 버리는 개꿈이 대부분이다. 난 오늘 아침 이런 문장을 만났다. 모든 일은 꿈꾸고 상상해야 이루어진다. 한반도의 평화도 마찬가지이다. 평화, 그거 만만하게 이루어지는 것 아니라고 본다.

세상 일은 죽을 각오로 간절하게 꿈을 꾸어야 이루어진다고 대전 TP의 최수만 원장님으로부터 들었다. 그리고 1%의 가능성에서 원하시는 일을 이루시었다고 밤늦게 만나 축배를 들었다. 기분 좋은 하루였다. 대신 낮잠 잘 시간은 없었다. 다음 주 우린 문태준 시인을 만난다.

짧은 낮잠/문태준

낮잠에서 깨어나면
나는 꽃을 보내고 남은 나무가 된다
혼(魂)이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질 때가 있으니
오늘도 뒷걸음 뒷걸음치는 겁 많은 노루 꿈을 꾸었다
꿈은, 멀어져 가는 낯 꿈은
친정 왔다 돌아가는 눈물 많은 누이 같다
낮잠에서 깨어나 나는 찬물로 입을 한번 헹구고
주먹을 꼭 쥐어 보며 아득히 먼 넝쿨에 산다는 산꿩 우는 소리 듣는다
오후는 속이 빈 나무처럼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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