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평화

831.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베트남 하노이에서 오늘(2월 27일)부터 이틀 동안, 8개월 만에 다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각본 없는 담판에 나선다. 싱가포르회담이 원칙을 정하는 만남이었다면, 이번 하노이 회담은 원칙을 구체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라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3개 원칙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질적 이행조치를 도출하는 것이 이번 회담의 목표다. 알맹이 없는 외교적 ‘쇼’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우려면 이 세 가지 부문에서 뭔가 손에 잡힐 가시적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앞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낡은 ‘각본’(old playbook)을 불 태우길 나는 간절히 바란다. 두 정상은 단순 명료한 평화선언과 함께 종전선언을 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그렇게 평화가 굳어지고 나면 어느 순간에 통일도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 평화의 선결조건이 비핵화다. 그래서 우리는 남북 간에 완전한 평화 구축을 위해서 비핵화를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내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평화다. 평화가 먼저 이루어지면 남북 간에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하고, 그것은 경제 협력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러면 한국 경제가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넘어서서 러시아, 중국, 유럽까지 북방경제로 이어지게 된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중국을 거쳐 하노이까지 기차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그렇게 평화가 굳어지고 나면 어느 순간에 통일도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 평화의 선결조건이 비핵화다. 그래서 우리는 남북 간에 완전한 평화 구축을 위해서 비핵화를 반드시 실현해야 된다.

오늘 아침, 나는 김정은과 트럼프의 하노이 회담이 잘 되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새로운 한반도, 동북아 질서를 향한 새시대를 위해 이젠 "슬픔은 끝나야 한다." 문병란 시인의 <직녀에게>를 다시 공유한다.

직녀에게/문병란(1935~2015)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그대 몇 번이고 감고 푼 실올
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
내가 먹인 암소는 몇 번이고 새끼를 쳤는데,
그대 짠 베는 몇 필이나 쌓였는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사방이 막혀버린 죽음의 땅에 서서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유방도 빼앗기고 처녀막도 빼앗기고
마지막 머리털까지 빼앗길지라도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
우리들은 은하수를 건너야 한다.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
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이별은 이별은 끝나야 한다.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을 노둣돌 놓아
슬픔은 슬픔은 끝나야 한다. 연인아.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문병란 #와인비스트로뱅샾6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리버 여행기> (2)  (0) 2021.02.27
비겁  (0) 2021.02.27
서시  (0) 2021.02.27
춘래불사춘  (0) 2021.02.26
  (0) 2021.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