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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춘래불사춘

1184.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제는 채효정(경향신문, <세상읽기>누가 우물에 독을 풀었나. 2020, 2월 25일자)이란 분의 칼럼에서, 그녀가 했던 질문이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1) 왜 가난한 사람들은 정치가 아니라 종교에서 구원을 찾는가? (2) 왜 장애인과 노약자들은 폐쇄병동에서 일생을 보내야 하는가? 새로운 사회문법이 필요하다.

그녀는 이렇게 글의 끝을 냈다. "병든 닭을 10억마리씩 소비하고, 매년 500만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하는 사회가 건강할 리 없다. 재난이 그 일상을 중단시키면 사람들은 비로소 묻게 된다. 우리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 존재인지,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 재난은 함께 살자는 물음을 가지고 돌아오는 추방자들의 귀환이자, 일상을 중단시키는 ‘자연의 파업’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 물음에 답하지 않는다면, 자연은 계속 더 강력한 경고를 보낼 것이다. 우리 공동의 세계에 풀려진 독은 무엇이며, 어디서 온 것인가? 과잉생산, 과잉소비, 거대한 낭비 위에 굴러가는 성장의 경제를 멈추지 않으면 재난도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자본주의에 너무 오래 감염되어 있었다."

우리는 남 탓을 하기 전에, 다시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세상과의 단절로 인해, 우리는 SNS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다. 이런 위기의 상황이 되면, 사람들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자신이 하는 말 속에서 평소의 생각이 드러난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한다. 특히 언론은 아무 말이나 안 했으면 좋겠다.

춘래불사춘(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봄같지 않구나)인가? 아니면 춘래불래춘(春來不來春, 봄은 왔으나 내 마음 속에는 봄이 오지 않는구나)인가? 오늘 저녁은 우리 동네 <연래춘(燕來春)> 중국 요리집에서 먹을 생각이다. '연래춘'도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제비 한 마리가 봄을 만든다." "제비 한 마리가 봄을 만들지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19는 잡힌다. 아니면 더 번진다. 이것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이 번주 안으로 해결된다'에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내 "이름", 한표를 던진다. 왜냐하면 바이러스는 많이 퍼지면 약해진다고 하니까. 어제 저녁 와인 마시면서, 친구 의사한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이름/이우걸

자주 먼지 털고 소중히 닦아서
가슴에 달고 있다가 저승 올 때 가져오라고
어머닌 눈감으시며 그렇게 당부하셨다
가끔 이름을 보면 어머니를 생각한다
먼지 묻은 이름을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
새벽에 혼자 일어나 내 이름을 써 보곤 한다
티끌처럼 가벼운 한 생을 상징하는
상처 많은, 때묻은, 이름의 비애여
천지에
너는 걸려서
거울처럼
나를
비춘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유성마을대학 #사진하나_시하나 #이우걸 #복합와인문화공간_뱅샾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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