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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제 스스로 삶을 감당할 수 있는 힘"

2379.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6월 8일)
몇 일 전 글에서 만난, <여우숲 생명학교> 김용규 교장은 삶에 필요한 단 두 가지의 능력, 더 나아가 온전한 삶을 사는 데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능력만 갖추면 족하다고 했다. 나도 그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 "제 스스로 삶을 감당할 수 있는 힘"
  •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갈 힘"
 
첫 번째로, "자기 스스로 삶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은 "자신에게 닥쳐오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기꺼이 제 스스로 해결하고 넘어설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다. 그는 좀 더 구체적으로 필요한 능력을 다음과 같이 나열했다.
  • 한마디로 제 삶의 주인이 되어 그 주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이다.
  • 그것은 때로 도전과 역경 앞에 바위처럼 맞서는 용기와 내면의 힘을 갖추는 것이지만,
  • 한편으로는 겨울을 만나는 독사처럼 물러설 줄 아는 지혜를 포함하고 있는 힘이다.
  • 또한 필요와 상황에 따라 내어줄 것을 내주면서 협력하고, 홀로 만의 문제가 아닐 경우에는 연대를 이끌어내고 기꺼이 연대할 수 있는 관계 능력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제 스스로 삶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은 온전한 삶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오래 전에, 나는 조던 B.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12 rules for life)>> 을 읽었다. 그가 말했던 처 번째 규칙, '어깨와 허리를 펴고, 당당하게 똑바로 앉고, 서거나 걸어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의미한다고 했다.
  • 두 눈을 크게 뜨고 삶의 엄중한 책임을 다하겠다.
  • 혼돈을 질서로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인간의 유한성과 죽음을 모르던 어린 시절의 낭만이 끝났음을 인정하겠다.
  •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현실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겠다.
  • 방주를 지어 홍수로부터 세상 사람들을 지키고, 폭정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이끌고 사막을 건너겠다. 안락하고 편안한 집을 떠나겠다는 뜻이고, 과부와 어린아이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예언을 전하겠다.
  • 옳은 것과 편한 것이 충동 하는 지점에서 십자가를 짊어지겠다.
  • 폭압적이고 엄격해서 죽은 것과 다름 없는 질서를 원래의 출발점인 혼돈으로 되돌리고, 그 결과로 닥치는 불확실함을 견뎌 냄으로써 궁극적으로 더 의미 있고 더 생산적이고 더 좋은 질서를 만들겠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자세부터 반듯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세로토닌이 신경 회로를 타고 충분히 흐를 것이고 그러면 두려움도 사라질 것이며, 그 결과 자신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유능한 실력자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거다. 최소한 그 반대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반응 덕분에 불안감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그 결과 우리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고, 실제로 좋은 일이 생기면 자신감도 커진다는 거다.
  • 구부정하고 웅크린 자세를 당장 버려라.
  •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라.
  • 바라는 것이 있으면 그런 권리를 가진 사람처럼 당당하게 요구하라.
  • 허리를 쭉 펴고 정면을 보고 걸어라.
  • 좀 건방지고 위험한 인물로 보여도 괜찮다.
 
그러면 자신감과 용기를 찾은 우리는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좁고 험한 길이라고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삶에서 피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을 기꺼이 짊어지면서도 그 속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첫 번째 삶의 지혜이자, 규칙이, '어깨와 허리를 펴고, 당당하게 똑바로 앉고, 서거나 걸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사랑할 능력, 즉 "사랑하며 살 힘" 이야기는 내일로 넘긴다.
 
삶의 색깔과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환경에서 출발하느 냐에 따라 그 무늬는 많이 달라진다. 가난이나 질병, 불화로 시작된 인생 여정이라면 유년 시절부터 감당하기 힘든 삶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막막할 것이다.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면 어떻게 견뎌야 할까.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거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미친 듯 일에 파묻히거나, 먹지도 않고 잠을 자거나 한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의 시인은 “단어를 거꾸로 부”른다.
 
‘바람’이라는 말에선 시원함보다 끈끈함이 묻어 난다. 반면 ‘람바’라는 말에선 경쾌한 람바다 리듬이 느껴진다. 극과 극의 감정이다. 시인은 아버지의 악업을 상속 받아 가슴에 구덩이를 팠다 메우는 일을 반복한다. 언덕 정상에 이르면 바로 굴러 떨어진 무거운 돌을 다시 정상까지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의 형벌을 떠올리게 한다. 산다는 건 “아슬아슬하고 미안하고 죄스럽고 낭만적인”, 참으로 복잡 다단한 일이다. 하루하루가 익숙한 것 같지만, 늘 낯선 풍경이다. 오늘 시를 소개한 김정수 시인의 말이다. 나도 일상을 거꾸로 보기 위해 가끔씩 딸과 거꾸로 말하기를 하며 웃는다.
 
 
바람/송진
 
힘들 때는 단어를 거꾸로 부르지 그러면 마음이 조금 고요해져 람바 람바 람바 상처는 오래된 거야 아마 태어나기 직전, 태어나고 바로일지도 아버지는 간디스토마였지 내가 태어나던 날 아버지 병 낫게 해달라고 빌었대 아버지는 병 나았지 아버지는 병 나았지 나는 평생 그 빚 갚느라 세상의 구덩이란 구덩이는 다 메우고 있어 지칠 대로 지친 나는 병을 얻었지 그래도 죽지도 않아 아직 더 파야 하는 구덩이가 있대 더 이상 업을 짓지 말자 별을 한 마리 데려다 키우자는 네 말에 람바 람바 람바 사는 건 새벽의 흰 욕조에 기어오르는 흰 아기 거미를 휴지로 돌돌 말아 옥상에서 떨어뜨리는 아슬아슬하고 미안하고 죄스럽고 낭만적인 노을의 기지개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