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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고독(solitude)/엘라 휠러 윌콕스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한형조 교수님은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독해집을 내면서, 이 책을 부제로  "자기 구원의 맵"이라고 하셨다. 1568년 겨울 퇴계는 평생 익힌 "구원(聖)의 도정(學)을 열 장(十)의 그림(圖)에 담아" 어린 왕 선조에게 올린 것이 『성학십도』이다. 이 책은 그 비밀의 지도를 읽는 독도법이다. 그리고 구원(프랑스어 salut)은 자각과 분투로 정복하는 자유의 고원이다.

이 책을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인간의 치유와 성장에 대한 비밀을 담고 있다고 한다. 조금씩 매일 읽어가면서, 많은 생각(思)을 할 것이다.  한 교수님이 서문에 소개한 니체의 글이 나를 격려한다. "올바르게 쓰고 쏟아낸 잠언은 그것을 읽는다고 해서 '해독'되는 것이 아니다. 그때야 비로소 그 해석을 시작해야 하며, 거기에는 해석의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읽을 수 있기 위해서는 '현대적인 사람'이 아닌 소처럼 해야 한다. '되새김질'이 필요하다.

자유의 고원에 오르려면,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율곡은 구원을 등산에 비유하였다. "산을 만나는 세 가지 층위가 있다. 산이 있다더라는 소문을 들은 사람, 산을 제 눈으로 올려다 본 사람 그리고 직접 산을 밟고 올라가 땀을 훔치며, 눈에 가득한 전망을 누리는 사람이 그 것이다." 밑줄을 그어가며, 한문을 찾아가며, 학습의 산을 직접 오르리라. 도(道), 즉 삶의 길은 두 날개를 갖고 있다. 그것은 한편 탐구를 통해 발견(思)되어야 하는 것이면서, 또 한편 일상적 삶에서 실천(學)하는 것이다. 실천 없는 탐구는 공허할 수 있고, 탐구 없는 실천은 맹목일 수 있다.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웃어라", "노래하라", "기뻐하라",  "축제를 열라."  이론(思)과 연습(學)이 같이 가야 한다. 우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는 것은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감각이나 호기심에서 나온다. 부정적인 감정은 정서적 고갈을 호소하며 세상에 대한 실망과 공허감에 시달리게 한다.

고독(solitude)/엘라 휠러 윌콕스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즐거움은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산들이 화답하리라
한숨지으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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