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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화살나무/손택수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이 번주는 정말 여러 강의가 주문 폭주했다. 화살나무의 화살처럼 날라 다니며 해결하고 싶다. 운전은 늘 힘들다. 오늘은 제주도까지 간다. 원하던 여행이다. 바다를 실컥 볼 요량이다. 원래 지구는 들끓는 불덩어리였는데, 지구 내부에서 빠져나온 기체들이 대기와 구름이 되고 마침내 큰비가 만들어져 바다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식어가는 마그마 위에 형성된 바다는 처음에는 뜨겁다가 차츰 따뜻한 물로 변해 거기에서 생명 탄생의 화학 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화살나무/손택수

언뜻 내민 촉들은 바깥을 향해
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제 살을 관통하여, 자신을 명중시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모여들고 있는 가지들

자신의 몸 속에 과녁을 갖고 산다
살아갈수록 중심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가는 동심원, 나이테를 품고 산다
가장 먼 목표물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으니

어디로도 날아가지 못하는, 시윗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산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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