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심(無心)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무심(無心)은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 네이버 사전은 이렇게 전하기도 한다. "물욕(物慾)에 팔리는 마음이 없고, 또 옳고 그른 것이나, 좋고 나쁜 것에 간섭(干涉)이 떨어진 경계(境界)"에 서 있는 거다. 무심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심한 하늘'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무심하게 있다. 그리고 청주에는 무심천이라 불리는 천(川)이 시내를 관통한다. 정륜 스님은 "뭣도 가지지 않아서 자유"로운 것을 "무심"이라 말한다. 무심하게 산다. 가쿠다 미쓰요라가 쓴 <<무심하게 산다>>라는 책에는 나이가 들수록 '성격이 급한 사람은 갈수록 더 급해지고, 불 같은 사람은 갈수록 더 불 같아지는 등 대부분 내면의 그릇이 작아지는' 풍경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참견, 잔소리 같은 뜨거운 단어를 건너뛰어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느긋하게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이 '무심함'일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작가의 의견에 동의한다.
• 나이가 들수록 내면의 그릇이 커져야 한다. 그래야 너그러워진다. 어떤 이는 그릇의 크기와 관계 없이 상관없어서, 즉 무관심해서 너그러워 보일 때가 있다.
• 경험은 무조건 많이 하는 게 좋다고 하는 이도 있지만, 가능성을 좁히는 경험도 있다.
• 운동을 한다는 것은 건강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덜 아프기 위해서이다.
• 돈이란 원하는 물건을 사는 데 쓸 때보다 불행을 예방하는 데 쓰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끝으로 고미숙의 책에서 읽은 안대희가 쓴 <<정조치세어록>>의 내용을 다시 읽는다. "하늘 아래 책을 읽고 이치를 연구하는 것만큼 아름답고 고귀한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 첫째로 경전을 연구하고 옛날의 진리를 배워서 성인들이 펼쳐 놓은 깊고도 미묘한 비밀을 들여다본다. 둘째로 널리 인용하고 밝게 분별하여 천 년의 긴 세월 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시원스레 해결한다. 셋째로 호방하고 힘찬 문장 솜씨로 지혜롭고 빼어난 글을 써내어 작가들의 동산에 거닐고 조화의 오묘한 비밀을 캐낸다. (…) 이것 이야말로 우주 사이의 세 가지 통쾌한 일이다."
나도, 정조처럼, 와인을 팔아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하니, 인문운동가로 다음과 세 가지를 삶의 즐거움을 삼는다.
• 경전 및 고전 뿐만 아니라 시대적으로 필요한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우주와 그 사이에 있는 인간들의 비밀을 들여다보며 즐거워한다.
• 그러면서 문제의 대안을 찾아 해결하는 활동을 작은 범위에서부터 게을리 하지 않는다.
• 그 내용들을 글로 쓰며, 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
정조처럼, 배우고 읽고, 사유하며, 쓰는 일을 하고 싶다. 산다는 건, 천문과 지리 그리고 인문의 삼중주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삼중주의 리듬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세 질문도 궁극적으로 이 배치 안에 있다. 그러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인간이 천지, 하늘과 땅으로부터 분리되었다. 우리는 더 이상 하늘의 별을 보지 않고, 땅을 보는 안목도 잃었다. 땅이 투자대상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인간이 천지보다 더 높은 존재로 올라섰다. 그러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공격을 당하며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중이다. 이제 앎은 자연지(自然知)의 광대한 지평에서 벗어나 오직 인간을 중심으로 삼는 문명지(文明知)로 축소되었다. 천지인을 아우르던 그 통찰력은 한낱 신화가 되어 버렸다. 그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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