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유로운 여자가 된 것 같아요. 새처럼 아무 계획도 없고, 새처럼 행복하고, 새처럼 깨끗하고 날개가 달린.'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 사람은 이십대 중반의 여성이었다. 그녀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다. 사람들과 사회로부터도 자유롭고 싶었다. 젊은 나이의 그녀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 편지를 받은 사십대 중반의 남자는 이렇게 반문했다. '새들은 둥지를 만들고 가족을 부양하고 그들의 행복에 책임을 지죠. 당신은 그 정도까지 나아갔나요?' 인간의 눈에는 창공을 나는 새들이 자유롭게만 보일지 모르지만, 새는 그 자유를 이용하여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아 부화시켜 새끼들을 태어나게 하고, 그 새끼들이 스스로 날 수 있을 때까지 지극 정성으로 먹이를 물어다 먹이는 책임을 다하는데, 당신은 그러한 책임을 져봤느냐는 거다. 그렇지 않다면 '새처럼 자유롭다'는 표현은 다소 무책임한 말이라는 거다. 세상에 대한 아무런 책임감도 없이 '현재의 자극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유를 활용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거다. 무엇을 위한 자유인지 깊이 생각해보라는 충고였다."
김수영 시인의 "푸른 하늘을 위하여"가 생각났다. "푸른 하늘을 제압(制壓)하는/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부러워하던/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修正)되어야 한다."
다시 왕은철 교수의 글이다.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는 부드러운 어조로 설득했고, 그녀는 부드러움 밑에 깔린 깊은 사유에 설득을 당했다. 그의 말대로 인간은 2차원의 세계를 사는 새와 달리, '3차원, 4차원, 5차원 혹은 그 이상의 차원'을 사는 존재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상처와 고통, 노예상태를 없애는 데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살아야 한다. 그는 그때까지 그러한 삶을 살아왔고 이후로도 그랬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직에서 젊은 나이에 해직된 뒤 시골에 살면서 강연과 집필, 유기농 농업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 그녀는 그와 결혼해 살면서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 그리고 남자가 세상을 떠난 후 그와의 삶을 감동적인 기록으로 남겼다. 여자의 이름은 헬렌 니어링, 남자의 이름은 스콧 니어링이었다."
이 두 부부처럼 늘 단순하게 살고 싶었다. 이번 주는 헬렌 니어링의 책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다시 읽을 생각이다. 그녀는 스콧 니어링과 함께 먹고 사는 데서 적어도 절반 이상 자급자족한다는 것과 돈을 모으지 않는다는 것과 동물을 키우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 '조화로운 삶'을 평생 실천한 부부들이다. 그 부부가 살던 집과 정원은 전 세계 사람들이 순례하는 여행지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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