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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삶과 무관한 교육 문법을 바꾸어야 한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를 지금까지 키워 주신 모든 스승님께 바칩니다. "​♬~스승의 은혜는/하늘같아서~♬"를 노래하면서, 이젠 실제 삶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삶과 무관한 교육 문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침이다.

여기서 문법이란 글자의 단순한 배열이 아니라. 아름답고 의미가 있는 문장을 만들기 위한 자신만의 문법을 말한다. 이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갈고 닦아야만 한다. 아름다운 시는 단어의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단어의 선택과 배열에서 나온다. 단어의 선택에는 시인의 영혼을 드러내는 개성이 담겨져 있고, 단어의 배열은 시인의 삶의 원칙이다. 그 원칙이 문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유한 문화는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이자 문법에서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오만은 자신에게 다가온 새로운 하루를 어제의 습관대로, 어제의 문법으로 이해하려는 억지이다.

그리스의 광장인 아고라, 이것이 로마로 오면 포럼(Forum)이 된다. 이곳에서는 다음의 세가지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 자신의 정제된 생각을 개진하고,
▫ 최선의 생각에 승복하는 문화

그리스 정신을 이어받아, 로마인들은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고. 독립적이 자유로운 인간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그것이 Artes Liberalis이다. 여기서 liberlalis는 '자유로운'이란 뜻이다. 자유로운 인간은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선별해서 알고, 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자유와 독립은 하나이다. 자유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정신적이며 육체적인 굴레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한다. Artes는 라틴어 Ars의 복수형이다. Ars는 예술, 기술을 의미하며,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하찮아 보이지 않는 다양한 요소들을 솜씨 있게 엮어 내는 기술이다. 그냥 요소들의 단순한 배열이 아니라, 최선을 선택하고, 아름답게 배열하는 것이다. 그 솜씨는 오랜 시행착오를 거친 경험이 만들어준 최적화된 간결이다. 그 때 거기서 감동이 나온다. Artels liberlais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적인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한 교육이다. 배철현 교수한테 배운 내용이다.

내가 받은 교육을 생각해 보면, 실제 삶에 별 도움이 안되는 것들이었다. 지식 위주의 암기 교육에 치중한 우리나라 교육이 실제 삶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나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입시 위주의 교육이 삶과 괴리되어 있었음을 절감하면서도 자식에게 그런 교육을 답습케 한다. 자칫 내 아이만 뒤쳐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 때문이다.

아이의 불안은 일차적으로 부모의 불안이 원인이다. 부모가 불행해서 현재에 살지 못하고, 불안 때문에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고 여기면, 자식에게도 끝없이 불안을 자극하며 대물림 한다. 부모가 현재 행복하면 자식에게도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서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삶을 즐길 줄 알고, 사람들과 어울릴 줄 알고, 실생활을 스스로 해가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겨를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삶의 여유가 나온다.

삶과 무관한 무기력한 교육 문법을 끊어야 한다.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 탁상공론이다. 삶과 다른 차원의 지식이나 입시 위주의 교육은 교육일 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가치 교육이 필요하다. 학력이란 허위의식에 매달려 원하지도 않는 관념과 지식을 습득하느라 삶의 에너지를 다 소비한다. 일상을 내가 주체적으로 만들어 가려면, 핸드폰이나 텔레비전에 현혹된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가꿀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책을 보더라도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런 식이라면,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이 사람아/내가 옆에 있어야/양식이 떨어질 때/스승께서 나를 잡아먹을 수 있지 않을까˝ 말하는 제자을 우리는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스승 존경/랑승만1934-)

성철 스님이 어느 날
이 나라 근대불교의 거목인,
그때 수덕사 정혜사에 주석하고 계셨던
만공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
스님께선 스승이신 경허 스님을 존경하십니까?˝

만공 스님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늘을 우러러 답하신다
˝이 사람아
내가 옆에 있어야
양식이 떨어질 때
스승께서 나를 잡아먹을 수 있지 않을까˝
말씀하셨다.

요즈음 세상은
스승을 등지는 것은 다반사요
스승을 등쳐먹고
숫제 스승에게 칼부림까지 하는 세상이니
나를 잡아 양식으로 먹으라고 내놓을 제자들은
모두 어딜 갔는가
모두 스승에게 잡혀먹히지는 않았을 텐데

스승의 고통을 스승의 고독을 외면하고는
내가 찾아가지 않으니 쓸쓸하고 허전하지요
하는,
오만불손한 그 얄팍한 無明의 중생심들 따위 외면하고
네 이놈들 다시는 따라오지 말거라
표연히 맑은 숲길로 발걸음을 옮기는
만공 선사 같은 맑은 마음일레.
제가 그 스승 앞에서 아름다워지는 것은
그 스승 앞에서 자기가 죽어짐으로써이다.
스승을 죽이고도 자신이 아름다워지기를 바란다면
그는 이미 썩은 송장 아닐까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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