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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말의 고귀함 회복

태초의 인류에게 경전이란 무릇 소리를 타고 전파되는 신의 메시지였다. 이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신이 자신 안으로 들어온다고 느꼈다. 고미숙이 인용한 카렌 암스트롱이 쓴 <축의 시대> 일부를 다시 옮긴다. "찬가를 듣는 사람들은 계절이 규칙적으로 이어지고, 별이 자기 갈 길을 벗어나지 않고, 농작물이 자라고, 인간 사회의 갖가지 요소들이 일관되게 결합하도록 돌보는 힘과 접한다고 느꼈다." 말하기와 듣기 안에 이렇게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는 말하기와 듣기의 그 신성함을 잊고 산다. 사대 성인들의 진리는 다 말로 이루어져 있는 데도 말이다.

거짓말, 중상모략, 이간질, 욕지거리, 위선적인 말, 이런 말들이 해롭다는 것은 우리 모두 다 안다. 그래서 모든 종교에는 그런 말들을 금지하는 계율이 존재한다. 이런 말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의 신성함을 복원하는 일이다. 여기서 신성함은 특별하고 신비로운 것이 아니다. "적당한 때에 말하고, 사실을 말하고, 유익한 말을 하고, 가르침을 말하고, 계율을 말하고, 새길 가치가 있고 이유가 있고, 신중하고 이익을 가져오는 말을 때에 맞춰"(고미숙) 하는 것이다. 왜? 그런 말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이어주기 때문이다. 그 신성함을 잃게 되면 그 말들이 세상을 단절시키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하고 싶은 말은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보다 말의 고귀함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 말은 말이 세상 모두를 연결해 주는 것이라 점에서 고귀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이 세상을 연결시켜 주는가 아니면 단절시키는가 따져 볼 일이다.

그러다가 인류는 말 대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문자가 탄생한 것이다. 이 문제는 내일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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