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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는 늘 이런 생각을 한다. 부모는 나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 처럼 여기고 나의 기쁨은 자신의 기쁨처럼 여긴다. 세상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마음이다. 내가 아플 때 사람들은 나를 동정하지만, 자신들의 손해를 감수하고 나를 도와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부모는 다르다. 내가 아플 때 연민을 느낄 뿐만 아니라. 내 아픔을 자신이 짊어지고 그 아픔을 덜어주려 한다. 내가 기쁠 때, 더 기뻐하는 존재는 부모이다. 어버이날은 우리에게 그런 심성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날이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시간이 지나면 자신도 부모가 되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기 때문이다. 어른을 다른 말로 하면, '위대한 개인'이다. 어버이날 아침에, 나는 어른 짓을 잘 하는지 나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어버이 날이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이 생각난다. 성모 마리아와 어린 예수를 묘사하고 있다. '피에타'라는 말은 이탈리아어 로 슬픔, 비탄이라는 뜻이다. 하늘 나라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또 오늘 아침에 자세히 들여다본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우리 인간은 어머니의 자비(慈悲)를 통해서 세상에 태어났고, 자비를 확인하고 타인에게 베품으로써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자비를 영어로는 컴페션(compassion)이라 한다. 컴패션은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느끼는 감수성이자 능력이다. 컴페션은 다른 사람의 고통(passion)을 자신도 함께(com)느껴, 그 고통을 덜어주려고 애쓰는 행동이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이다. 그리고 패션(passion)은 자신이 하고 싶은 욕망을 채우는 감정이 아니라, 자신의 애간장을 태우는 고통이다. 패션은 타인의 고통을 보고 자신의 일처럼 고통스러워 할 뿐만 아니라, 그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치려는 거룩한 행위이다.

너무 무겁다. 그래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는 하상욱 시인의 것이다. 그의 시 대부분은 짧다. 그러나 여러 번 읽으면 뭉클한 무엇인가 남는다. 오늘 오후에는 딸을 데리고 산소에 다녀올 생각이다. 그리고 작년에 적어 두었던 일화 하나도 함께 공유한다.

어버이날의 단상/하상욱

엄마는 해낼게
얼마든 해낼게

아파도 괜찮아
아빤 또 괜찮아

“상욱 씨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예요?”
“저에게 가족은 ‘영어’ 같아요”
“왜?”
“마음에 있는 게 표현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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