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자율권은 교사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 간의 소통, 학생과의 소통, 학부모와의 소통을 의미하는 것이다.
엄기호 질문: 교육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교사의 자율성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학교에서의 부정적인 경험 때문에 교사의 자율성에 대해 학부모들이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교사들의 자율성에 대한 전교조의 입장이 궁금하다.
변성호 답변: “근대교육이 서구에서 진행된 만큼 선진화된 나라에선 교사 자율권의 더 많이 보장되고 있고, 그것이 근대교육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시민교육도 그렇고 이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에서 교사들의 자율권이 주어질수록 교육의 질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자율권이 교사에게만 적용되는 것 같진 않다. 교육과정을 편성할 때 교사에게 재량권이 주어진다는 것은 학생들과 협업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이 교사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쳤으면 좋을지에 대해 교육과정 기획부터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의 자율권은 교사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 간의 소통, 학생과의 소통, 학부모와의 소통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야 교사의 재량권이 교육의 질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엄기호: 교사의 자율권을 교사 개인에게 주어지는 ‘권리’가 아니라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 그리고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최근에는 인권에서도 권리를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나타났다. 인권은 개인의 이익이나 이해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의 노력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 역시 주체들 간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서만 보다 나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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