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봄은 보라고 봄이다. 봄은 그저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보는 것이다. 그래도 시인은 봄엔 사랑을 고백하지 마란다. 금기 사항이란다. 그런데, 금기는 깨라고 있는 건데…...
봄의 금기 사항/신달자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 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새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 향에 녹아
사랑은 그의 가슴속으로 스며들리라
사랑하면 봄보다 먼저 온몸에 꽃을 피워내면서
서로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기는
꽃술로 얽히리니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무겁게 말문을 닫고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출렁이는 생명의 출항
파도치는 봄의 들판을
고요히 바라보기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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