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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수련하기 - 습정양졸

1545.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2021년 2월 21일 : 삶은 수련이어야 한다.

 

이젠 주일마다, 배철현 교수의 책과 함께 깊은 묵상을 하고, 내용을 공유할 생각이다. 해전에 그의 <심연>이라는 책을 정독하고 -라이팅을 했었다. 올해는 나머지 권을 읽으며, 생각과 영혼의 근육을 키울 생각이다. 우선 <수련>이라는 책부터 시작한다. 매주 일요일 마다 주제를 정할 생각이다. 오늘의 화두는 "삶은 수련이어야 한다' 것이다.

 

수련(修練) 자신을 '위대한 개인'으로 만드는 일이다. 일은 윤리적이다. 왜냐하면 나만 살자는 일이 아니다. 위대한 개인이 위대한 사회를 만들기 때문이다. 배철현 교수는 자신이 '위대한 개인'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완성시키려면 다음의 4 단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연-수련-정적-승화". 이 4단계를 거치면,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울 뿐만 아니라 공동체에도 절실한 인물인 '위대한 개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4 단계에 대한 설명은 블로그로 옮긴다.

 

수련이란 마음과 몸을 닦아서 단련함이다. 다른 말로 하면 배운 것을 익힘이다. 익힘을 한자로 하면, ()이다. 습이란 '어린 새가 날개를 퍼드덕거려 스스로 날기를 연습한다'이다. 그것도 '100번 이상 연습한다'는 것이다. 정약용이 이승훈에게 보낸 편지 답장에 나오는 '습정양졸(習靜養拙)'이란 말을 나는 매우 좋아한다. 최근에 삶의 지침이 되었다. "고요함을 익히고 고졸함을 기른다는 말이다.

 

수련이라는 말은 수도원에서 많이 사용한다. 수도회에 입회하여, 착의식을 거쳐 수도 서원을 때까지의 간의 훈련을 말한다. 선술을 닦는 일도 수련이라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평범한 속에서는 수련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철현 교수는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시간"으로 수련을 권하고, <수련>이라는 책도 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정말 우리는 삶을 그냥 주어지는 대로 생각 없이 산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 당분간 주일마다, 책과 함께, 좋은 (to be good) 위한 수련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닦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 내용을 공유하겠다.

 

내가 책에서 배운 수련이란 정의는 다음과 같다.

  • 수련은 지근- 순간을 낚아채는 기술을 연마(硏磨)하는 것이다.
  • 수련은 답지 않은 것들을 과감히 버리는 훈련이다.
  • 수련은 습관에 젖은 일상의 나를 버리고, 스스로 감동할 만한 나은 나를 찾기 위해 준비하는 마음가짐이다.
  • 수련은 일상적으로 흘러가버리는 양적인 시간으로부터 나를 탈출시키는 연습이다.
  • 수련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물과 같은 시간을 강제로 멈추게 하는 행위이다.
  • 수련은 시간의 소중함을 포착해 질적으로 다른 순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이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 공유하는 시는 때와 어울리는 것이다. "겨울이 가면서 무어라 하는지" 물어 생각이다. 어제부터 기온이 올랐다. 그래 딸과 사는 동네를 벗어나 들판을 걸었다. 시를 소개한 [먼. 산. 바. 라. 기.]님은 시의 내용 중에 "깨끗한 절망"이라는 구절에 오래 머물렀다고 한다. 시인이 이 겨울에서 '고요'와 함께 배운 것인가 보다. 추한 희망보다는 깨끗한 절망이 낫다. 코로나-19 망친 겨울이지만, 봄은 오고 있다. 고요함을 유지하고, 겨울이 가면서 무어라고 하는지 들어 보자. 지난 주부터 시의 전문을 고유하지 않는다. 시를 찾아 보는 수고를 하자는 뜻이다.

 

 

겨울이 가면서 무어라고 하는지/장석남

 

겨울이 가면서 무어라고 하는지

새벽길에 나서서 서리 앉은 한길에

앉아보았지

갈비뼈가 가지런하듯

겨울은 길어 차분하게 정이 들고

긴 겨울 동안 매일의 새벽은

이러한 고요를 가지고 왔던가

매 새벽마다 이걸 가져가라 함이었던가

왜 그걸 몰랐을까

겨울은 가면서

매 새벽마다

이 깨끗한 절망을

가져가라 했던가

꽃씨처럼

꽃씨처럼

 

 

 

배철현 교수는 자신이 '위대한 개인'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완성시키려면 다음의 4 단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연-수련-정적-승화". 이 4단계를 거치면,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울 뿐만 아니라 공동체에도 절실한 인물인 '위대한 개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단계: 심연. 심연(深淵)'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연못'이란 말이지만, 여기서는 진실한 자아를 만나기 위해 들어가야 할 마음의 연못이다. 그 연못에 들어가는 것을 우리는 '고독(孤獨)이라 한다. 고독은 자신을 위한 최고의 사치이며,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이다. 고독으로 나아가는 심연은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지배하려는 누더기, 예를 들면 진부한 습관에 안주하려는 과거의 나와의 결별이다. 그런 나를 직시하고 응시하는 이 시간과 공간이 바로 심연이다. 자주 이 심연에서 나를 향한 혹독한 검열자가 되지 않으면, 우리는 쉽게 타인과의 경쟁에 휩쓸려, 물밀 듯이 닥쳐오는 일상에 매몰되고 만다. 심연의 시간은 나를 고독하게 직시하는 일이다. 자신과 온전히 마주하는 시간과 공간의 중요성을 찾아 고백하는 시간이다.

 

2단계: 수련. 수련(修練)은 미래의 나를 그리며 오늘의 나를 변화시키는 훈련이다. 이 훈련은 무엇을 더하는 게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다. 불필요한 생각과 말, 행동 등 오늘 하루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쌓인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연습이다. 나는 내가 되고 싶은 나를 향해 매일 조금씩 나아간다. 나만의 고유한 삶을 살기 위해, 나는 나의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작업을 한다. 그를 통해 서서히 어제와 다른 나만의 모습이 드러난다. 수련의 완성은 목표점에 도달하는 게 아니라, 매일 새로운 지점을 정해 묵묵히 인내하며 걸어 나가는 고장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수련은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시간이다. 수련은 나의 훌륭한 스승이다. 그래서 '위대한 개인' 되고, '위대한 개인''위대한 사회'를 만들게 된다.

 

3단계: 정적. 정적(靜寂)은 수련하는 자신을 온전히 나로 숙성 시켜 조용한 기적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와인으로 말하면, 숙성 단계이다. 정중동(靜中動)이 일어난다. 정적은 고요한 호수와 같은 상태로, 잡념으로 인해 흔들리는 마음의 소용돌이를 잠잠(潛潛)하게 만드는 정중동이다. 마음의 귀로, 머리가 아닌 가슴의 소리를 듣는 시간이다. 정적의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움직임이 '경청(傾聽)이다. 분별심을 뛰어 넘은 자의 침묵이 흐르는 시간이다. 3단계를 지나면, 자연히 4단계로 이어진다.

 

4단계: 승화. 승화(昇華)는 과거의 나가 아닌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시간이다. 승화는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천지 개벽하는 장소인 고치 안에서 일어나는 변신이다. 고치 밖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내부에서는 상상하는 이상의 폭발적인 변화가 생긴다. 승화는 고유한 생각과 말이 깊은 성찰로부터 나오는 삶의 방식이다. 승화는 자신의 간절함이 원하는 바를 거침 없이, 자유롭게 행할 때 자신의 삶에 슬며시 일어날 것이다.

 

이제는 앞에서 말하지 못한 배철현 교수가 4단게로 제시하는 수련의 방법을 공유한다.

 

1단계: 자신을 직시(直視)한다. 다시 말하면 감추고 싶은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 일이다. 쉽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에게 있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그러는 가운 나만의 거룩한 공간을 만들어 신념이 무엇인가 살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시간과 공간 속에 놓인 속에서 배역과 임무는 무엇인가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훈련이 우리의 삶이라고 본다.

 

2단계: 자신을 유기(遺棄, 내다 버림)한다. 배철현 교수는 이런 유기하는 일이 자신의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연습이라 했다. 나는 자신의 자의식을 살펴보고, 그걸 극복하는 일이다. 장자가 말하는 나를 장례시키는 '오상아' 개념이라고 본다. 나는 내가 힘들 때는 마음 속으로 "I'm nothing(나는 무야)"이라고 생각하며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처리한다. 노자가 말하는 무위(無爲) 행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부자연스럽게 인위적으로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 이기심을 버리는 일이다. 배교수는 언젠가 자신의 묵상 글에서, 이기심의 여섯 자식을 말해준 적이 있다. "자기 중심이라는 이기심은 다음 여섯 가지 상처를 자신들의 표정, 그리고 행동을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드러낸다. 상처들은 육욕, 분노, 탐욕, 망상, 자만심 그리고 시기다." 이런 이기심을 버리려면, 비겁하지 말고 용기를 내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상을 단순하게 재배치하고, 일상을 지배해야 한다.

 

3단계: 자신을 추상(抽象, 본질을 뽑아 ) 한다. 추상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 사물이나 개념에서 공통되는 특성이나 속성 따위를 추출하여 파악하는 " 말한다. 마디로 본질을 찾아가는 훈련이다. 만의 본질, 만의 개성을 찾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2단계가 육체적인 훈련이라면, 3단게는 정신적 영역의 훈련이다. 우리는 이를 '철학한다' 말한다. 철학은 자신의 시선을 탁월하게 하는 일이다. 시선의 높이를 올리는 일이다. 왜냐하면 시선의 높이가 삶의 높이이기 때문이다.

 

4단계: 자신을 패기(覇氣,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해내려는 굳센 기상이나 정신) 속에 넣는다. 이젠 자신의 , 배역과 임무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내공(內攻) 기르며 살아가는 것이다.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보이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끊임 없이 건너가기를 하면서, 이주(移住) 또는 탈주(脫走)하는 일이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확장된 감각을 지니고, 내적으로 편안하여, 침묵을 통해 자신만의 권위를 보이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이런 수련을 하다 보면, 스스로의 정제된 행동이, 말이 아닌 몸으로 드러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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