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825.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에게 매주 수요일은 즐거운 날이다. 어제는 저녁에도 즐거웠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친구들이 <뱅샾62>에 왔었다. 기쁘고, 즐거운 하루였다.
아침에는 언제나 처럼 프랑스 이야기를 하는 조그만 모임(community)을 했다. 동네 화실에서 만나다가, 이젠 TBC(대덕특구비즈니스센터)에서 '정식'으로 이루어진다. 어젠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프랑스 카페의 가격표를 소개했다. 그냥 "커피 한잔"이라고 주문 하면 7유로, “커피 한잔, 부탁해요"라고 하면 값이 4.25유로로 내려가고, “안녕하세요, 커피 한잔, 부탁해요"라고 인사까지 하면 1.4유로 값이 많이 내려간다. 흥미롭다.
한국어 번역으로는 그냥 '부탁해요'라는 의미이지만, 프랑스어 발음하면, '실 브 쁠레(s'il vous plait)'이다. 영어로 하면 '플리즈(please)'이다. 사전에서는 '남에게 정중하게 부탁하거나 하려고 할 때 덧붙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프랑스어 '실 브 쁠레'를 곧이 곧 대로 해석하면, '만일 그게 당신을 기쁘게 한다면'이 된다. 난 여기 '기쁘다'에 방점을 찍는다. 내가 살고 있는 삶이 행복 하려면, 내가 기쁘고, 더 나아가 다른 이를 기쁘게 해주는 일상을 지배할 때이다. '쁠레"가 '기쁘게 하다'란 동사이고, 그 명사형이 '르 쁠레지르(le plaisir)'이다. 나나 무스꾸리의 '사랑의 기쁨(le plaisir d'amour)'이라는 노래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어이다.
"조용하고 소박한 삶은 끊임없는 불안에 묶인 성공을 좇는 것보다 기쁨을 가져다 준다."고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조용하고 소박하게 살고 싶다. 오늘 공유하는 시인은 보일러공이다. 빵집의 사정을 걱정하는 빵집 아이가 사랑스럽고, 그 아이의 작은 글씨를 발견해 낸 시인의 눈은 더 사랑스럽다. 게다가 모르는 아이의 마음에도 깊이 공감하면서 자세를 고쳐 앉는 태도는 더 존경스럽다. 우리 모두 기쁜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빵집/이면우
빵집은 쉽게 빵과 집으로 나뉠 수 있다
큰길가 유리창에 두 뼘 도화지 붙고 거기 초록 크레파스로
아저씨 아줌마 형 누나님
우리 집 빵 사 가세요
아빠 엄마 웃게요, 라고 쓰여진 걸
붉은 신호등에 멈춰 선 버스 속에서 읽었다 그래서
그 빵집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빵과
집 걱정 하는 아이가 함께 살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나는 자세를 반듯이 고쳐 앉았다
못 만나 봤지만, 삐뚤빼뚤하지만
마음으로 꾹꾹 눌러쓴 아이를 떠올리며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이면우 #와인비스트로뱅샾62
사진 구글에서 캡처(곽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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