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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느 봄날에/박인걸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하루는 정말 무작위(無作爲)이다. 하루는 일부러 꾸미거나 뜻을 더 할 수 없다. '강요된' 사회적 거리, 아니 물리적 거리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다가,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듯 하다. 때 맞추어 오늘 아침 공유하는 사진의 꽃처럼, 멀리서 제자가 한보따리 싸 들고 찾아 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래 오늘 아침은 늦게 일어났다. 그리고 치과 예약이 있어 다음 글로 대신한다. 몇 년 전에 포스팅 했던 글을 내 블로그에서 가져왔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어느 봄날에/박인걸

겨우내 침묵 속에 키워 낸 꿈이
마침내 엷은 막을 재치고 튀어나와
동시 다발로 옮겨 붙어
눈길 닿는 곳마다 파랗게 불태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잿빛 세상은
여윈 모습으로 초라했다.
바람이 돌아치며 할퀸 상처들이
찢어진 보자기처럼 너풀거렸다.
엊그제 퍼부은 봄비 탓에
밤잠을 자고 나올 때마다 짙푸르다.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새파란 소망을 하늘로 쏘아 올린다.
나는 지난 겨우 내내 울었다.
빈 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릴 때면
가슴은 콩알만큼 졸아들고
푸른 꿈이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이제야 나는 긴 숨을 들이쉰다.
내가 품었던 꿈이 허황된 줄 알았는데
새파란 세상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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